건보재정 3년 흑자, 보장성 강화에 사용해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건강보험 재정이 2013년 3분기 7144억 원 흑자를 기록해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건보재정은 지난 2011년부터 흑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공개한 지난해 3분기 건강보험 재정현황에 따르면, 총 수입 11조 1008억 원, 총지출 10조 386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건보재정이 7144억 원의 흑자를 낸 것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9704억 원, 2분기에는 2조 4285억원의 당기흑자를 기록했다. 따라서 지난해 3분기 누적 흑자는 모두 4조 1133억 원이다.

이로써 건보 재정의 누적 흑자는 사상 처음 10조 원을 넘어선 11조 77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11조에 육박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보장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공단 측은 직장가입자 정산급이 3분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입장이다. 흑자가 연간 특성에 따른 것으로 4분기에는 대규모 적자 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건보재정 흑자, 보장성 강화에 사용해야

건보재정 흑자를 본 의료계는 이를 보장성 강화와 수가 현실화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최근 논평을 통해서 지난해 한 해에 6조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장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56% 수준이다.

건보재정이 축적된 만큼,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기능을 포기한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무상의료본부는 "건강보험은 보장성이 낮아서 여전히 진료비의 반이 환자 호주머니에서 나가고 있다"며 "건강보험은 사회보장제도로서는 빵점인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건보재정의 흑자를 바라보는 의료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의료 현장은 나날히 열악해져 가는데, 건강보험에 돈이 남아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의료계 역시 흑자 분을 수가 인상에 사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수가와 불경기로 의료기관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건보재정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건보공단이 지급하는 의료비 비중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중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일부 진료과의 경우 수가만으로는 원가 보전이 도저히 이뤄지지 않아서 손해를 감수하면서 진료를 보고 있다"며 "그렇게 의사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돌아가 있다. 수가 인상 같은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 않으면 소위 돈 안되는 진료 과는 모두 사라지거나 발달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인기기사]

·‘증가하는 조기암, 형광물질로 잡는다’ [2014/01/21] 
·"의료계 어려움, 한의계 탓으로 돌리지 마라" [2014/01/21] 
·홍준표 도지사 재선 도전에 “진주의료원 재개원부터 하라!” [2014/01/21] 
·여성 10명 중 4명 "볼 때마다 ○○하고파" [2014/01/21] 
·인터넷서 건강기능식품 살 때 한글표시 확인해야 [2014/01/21] 

한석영 기자 syha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