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회 주최 효 사상 심포지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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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번 아버지와 같이 동사한 정재수군 사건과 최근 중공의 공자비판 등으로 효의 윤리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지고 있다. 효도회는 지난 22일 효 사상「심포지엄」을 서울 YMCA강당에서 열었고, 성균관은 25일 공자탄신 2천 5백 25년 춘계석전에 이어 「현실사회와 효의 윤리」를 주제로 한 기념 강연회를 성균관 명륜당에서 가졌다. 효 사상「심포지엄」에는 유승국 교수(성대) 이기영 박사(전 동국대) 윤성범 교수(감리교신대) 이석목 교수(서울대 사대) 김형효 교수(공사)등이 유교·불교·기독교·교육·정치사회 등 여러 측면에서 효를 분석하고 효 사상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또 「현실사회와 효와 윤리」 강연에는 장기근 박사(서울대 문리대 교수)가 현대사회의 병폐를 분석하고 효의 원리와 효 사상의 활용을 역설했다.
효 사상 「심포지엄」은 여러 측면에서 효의 새로운 가치관을 검토하고 오늘날 효의 망각지대에 살고있는 우리들은 인간본성을 되찾는 효의 윤리를 정립하고 효를 새로이 계발해야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효는 우리 나라를 비롯, 중국·일본·월남 등 한자문화민족에 최상의 진리로 신봉되어왔지만 최근에는 서구사상이 들어옴으로써 효를 가부장적 봉건윤리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등 효의 참뜻이 잊혀지고 있다.
인간이 가상 슬플때 어머니 아버지를 찾는 것은 인간의 본심이며 이것은 현재나 미래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같을 것이고 또 영원할 것이라고 할 수있다.
효를 하나의 봉건윤리로만 볼 것이 아니고 또 단순히 부모를 섬기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도 안된다. 효가 지극하면 이웃을 사랑하게되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영위하게되며 궁극적으로 인류의 핑화를 이룩할 수 있다.
물질문명·기계문명에 밀려 인간성은 상실되고 타락에 물들어 가는 오늘날 효 사상을 어떻게 하면 현대생활에 조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 우리들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유교적 측면에서 보면 효는 유교사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효는 강요되거나 부모의 권위에 의한 일방적인 것이 아닌 자율적인 것이며 여기에는 경이 따른다.
불교적 측면에서는 효보다 대의와 양심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는 넓은 의미의 효에 포함될 수 있다. 불교가 지향하는 것은 가장 공평무사한 것에 대한 경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적 측면에서 보면 기독교는 개인주의와 합리주의를 받아들여 애와 정을 주제로 하는 부부관계가 중심인 듯 하지만 그 시초는 하느님 아버지와 독생자 「예수·그리스도」와의 부자관계가 제1차적이고 부부관계는 제2차적이다.
또 최근 서구의 기독교윤리는 부자의 애경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윤리를 지향함으로써 성서적인 옛 전통인 효 사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교육에 있어서도 효는 중심이 되고 있다. 기능 면에만 치우쳐 인간을 상실케 하는 기계적 교육보다 효의 이념을 중심으로 인간성의 본질을 계발시키는 교육방법이 요구되고있는 것이다.
정치사회면에서 볼때 효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효가 싹트는 가정은 바로 사회적인 윤리질서를 형성케 하는 요람이며 양심과 인간성을 문제삼지 않는 기능위주의 사회에서는 더욱 효가 가치를 갖는 것이다.
소아적이고 봉건적인 윤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효를 이제는 새로운 가치관을 부여해서 부활시키는 것이 문제이다.
참다운 효의 가치는 가부장적인 소아의 효가 아닌 사회협동·사회 공동의식을 고취시키는 정신을 기르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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