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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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녹음기는 많이 보급돼 있지만 속기사의 수요는 여전하다. l시간동안의 회의나 발언을 문서화하거나 의사록을 정리하는데 속기사를 이용할 경우 8시간 걸리는 작업이 녹음기를 이용하면 30시간이나 걸린다는 것.
뿐만 아니라 속기사는 발언자의 표정이나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의 회의실분위기까지 묘사할 수 있는 특징을 아울러 갖고있어 더욱 인기다.
속기는 국문과 영문속기 두 가지로 나뉜다. 국문속기는 중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지만 영문속기는 초급대학 졸업 정도의 학력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현재 속기사 양성기관으로는 국회속기사양성소가 관비로 운영되고, 민간단체로는 48년에 설립된 동방속기학원(서울 종로구 묘동195·전화73-1266)이 있다.
한국속기협회에 등록된 속기사는 국문속기사 1백50명, 영문속기사 50명으로 국문속기사의 경우대부분 국회(80명)사무처에 근무하며 일반대기업체·국영기업체·은행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월4∼5만원의 고정급료를 받고있다.
영문속기사는 외국인 투자기업체나 상사·미8군 등에서 비서일을 주로 맡아하고 있으며 일반비서직보다 월등히 좋은 보수를 받고있는데 대졸초봉이 8만원선.
특히 영문속기는 외국유학이나 이민에 인기가 높다는게 동방학원장 이동근씨의 말. 미주지역에서는 취업이민종목에 속기가 포함돼 있으며 「캐나다」의 경우 월8백「달러」(한화32만원)가 보장된다는 것. 영문속기사는 또 국제회의나 회사중역회의에 초빙될 경우 1시간당 2만원을 받고있다.
국문·영문속기 모두 취업하려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 하는데 문교부에서 시행하는(매년 1회) 시험이나 속기협회에서 연2회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국문속기의 경우 1개월 동안에 한글 자·모음과 받침 등 부호를 익힌후 약자 약부 (약부)를 3개월 동안 「마스터」하도록 수강표가 짜여져 있는데 수강료는 월3천원, 국문속기는 지방에서 강의록을 이용, 독학할 수도 있다.
속기협회자격심사위원장 이강현씨(43)는 속기를 배우는데는 인내와 열성만 있으면 누구든지 손쉽게 배울 수 있다면서 3개월 정도 공부하면 일반대화를 속기할 수 있다고 했다. 영문속기도 3개월 「코스」로 강의를 하고있는데 특별히 영어회화와 청력을 함께 숙달시킨다. 동방학원장 이씨는 최근 국내 각 기업체에서는 여자속기사를 요청해 오고 있다면서 대학생의 「아르바이트」로도 속기를 권했다. <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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