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중공의 어린이들|스포크박사의 중공 여행기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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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많은 사람들이 중공을 방문하고 돌아왔지만 중공의 어린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전문적인 안목으로 돌아보고 온 사람은 드물다. 15일간의 최근 중공여행을 마치고 돌아 온 미국의 저명한 소아과의 벤저민·스포크박사는 중공 어린이들은 모두 획일적으로 성장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미국어린이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강한 연대감 속에 서로 친밀하게 자라고 있다고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아내 제이여사를 동반한 스포크박사는 주로 북경과 상해의 탁아소·유아원·국민학교를 둘러 보았다.
3∼6살까지의 어린이들이 모여있는 탁아소를 방문하면 으례 『할아버지. 어서오세요』라는 합창으로 반겨주었다. 탁아소장은 반 이상이 여성들이었다.
유아원이든 학교든 방문하는 동안 그곳의 어린이들은 노래와 춤을 반드시 보여줘 처음 얼맛동안은 당황했다.
나는 관람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어린이들과 함께 참가하는 편이 기분이 편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방문자가 없어도 탁아소의 주 프로그램이 노래와 춤이라는 것을 곧 알고 관람을 즐기기로 했다.
대부분은 유아원에는 장난감이 많지 않았다. 한 유아원에는 인형, 또 한 유아원에는 몃대의 자동차· 비행기가 장난감이 전부였다.
유아원의 어린이들이 가장 자주 하는 게임은 여럿이 함께 릴레이경주인 듯 했다. 개인의 감점이나 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장난감을 산더미처럼 사주는 미국의 어린이들과 대조적이었다.
영아와 3살 미만의 어린이들을 같은 방에 둔 탁아소는 대부분 규모가 작고 가정과 같은 분위기였다.
요즘 미국에서 직업을 가진 어머니들을 위해 탁아소를 늘려야한다는 주장이 크게 일고있어 나는 특히 탁아소롤 주의해 관찰했다. 그러나 내 의견으로는 생후 3년까지는 훌륭한 부모가 키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 듯 하다.
소련이나 이스라엘처럼 중공에서도 어머니들이 출산 후 56일간을 제외하고 매일 일을 하기 때문에 아기들은 농장· 공장 근처의 탁아소에 집단 수용되고 있다. 보모는 아기의 건강과 육아에 돤해 단기간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30명의 아기에 3명이 일하고 있었다.
7살∼11샅이 되면 어린이들은 국민학교에 들어가 하오 3시30분까지의 공부를 마친다. 그 이후에는 학교근처의 공장에서 쓰던 전기부속품들로 놀이 겸 공부를 하거나 재봉틀로 바느질을 하거나 여러곳에 있는 어린이 궁전에 간다. 우리가 방문한 상해의 한 어린이 궁전은 3백명의 어린이가 악기를 연주하고 모터보트나 비행기로 놀이를 할 수 있는 큰 규모였다.
부모는 자녀에게 거의 육체적인 애점표시를 하지는 않지만 자녀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태도가 베어 었었다. 병원에서 아기와 함께 진찰을 기다리는 부모 중에는 반 정도가 아버지였다.
2주 동안 나는 어린이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중공을 방문하기 전에는 나 자신은 미국의 어린이들이 너무 개인주의에만 치우쳐 키워지는 점을 걱정했었다.
사회전체가 개인주의로 채워져 있어 어린이들에게 경쟁심만 길러주고 공동의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가르칠 줄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중공의 어린이들처럼 모든 어린이가 획일적으로 자라는 것을 바라지는 않지만 동료나 친구를 위해 일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일은 가장 필요한 일이다. <미레드 북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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