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말씀대로 가난한 사람 위해 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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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작은 희생과 나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염수정 추기경의 다짐이었다. 13일 서울 명동성당 옆 추기경 집무실 앞뜰에서 신임 추기경에 대한 임명발표식이 열렸다.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냐 대주교, 조규만·유경촌 보좌주교, 황인국 몬시뇰 등도 참석했다. 취재진과 신자들이 앞을 메웠다. 홍색 추기경복에 모자를 쓴 정진석 추기경이 등장하자 “와아~!” 하는 환호가 터졌다. 정 추기경은 축사를 하기 전에 염 신임 추기경을 두 팔로 꼭 껴안았다. 정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님의 임명으로 한국 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서울대교구가 이제 아시아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높아진 위상을 감안하셔서 교황님께서 세 번째 추기경을 임명하셨으리라 생각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염 추기경이 단상에 오르자 신자들이 “염수정 추기경님, 사랑합니다!”라고 소리쳤다. 염 추기경은 “무척 춥죠?”라고 인사를 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향을 먼저 언급했다. “교황님께서 원하시는 교회상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라고 생각한다. 제가 조금이라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렇다고 그런 지향의 바탕이 이분법적 대립과 갈등은 아니었다. 오히려 너와 나 사이에 흐르는 형제애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자고 했다.

 한편 불교 조계종도 총무원장 명의의 축하메시지를 통해 “염수정 대주교님이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 추기경 자리에 오르시는 것을 지혜와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 불자들과 함께 축하드린다”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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