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새 11조 환매…투신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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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투신운용사의 영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으로 주요 수입원인 머니마켓펀드(MMF)의 환매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침체와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시중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투신사들은 부동자금을 MMF로 유치해 증권사 등에 판매 수수료를 떼주고 남은 운용 보수로 수익을 올려왔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MMF 설정액은 지난 10일 62조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SK 사태로 MMF에 대한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빗발치면서 지난 13일 설정액은 51조4백70억원으로 줄었다. 며칠새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최근 들어 환매 파동은 가라앉고 있으나 투신사들은 환매로 인한 유동성 문제와 함께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MMF도 현금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수익 악화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삼성.대한.한국 등 대형 투신사들은 주식형펀드.채권형펀드.MMF 등을 포함한 전체 수탁고 중 MMF 비중이 13일 현재 20%를 넘고, 태광.세종.우리 등 중소형사의 경우 MMF의 비중이 50% 이상이다.

MMF에 대한 불신감이 번지면 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투신사들의 심각한 수익성 악화와 함께 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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