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추구한 작가의 자화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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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전적인 작품을 제작해 오는 유화가 황용엽 씨가 두 번째의 개인전을 마련, 22일∼28일 신문회관에서 7, 8년 동안의 변모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개인전은 65년이며 이번 출품은 그후의 작품30여 점이다.
홍대 출신으로 60년대엔「앙가주망」동인에 참여했던 그는 최근 동인 활동에 일체 나오지 않고 또 국전도 외면한 터라 모처럼 작품을 대할 기회이다.
그는 이번 3가지 유형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붉은 화판에 담긴『인간』즉 수년전의 제작경향과 도중에 잠시 시도했던 공허한 공간의 사실. 그리고 최근엔 다시 초기의 그것으로 되돌아와 인간상의 추구에 골몰하고 있다.
그 인간상은 수척하고 소심한 자화상이라고 할까, 벽 속에 갇혀 있다거나 혹은 문명의 층계에서 헐떡이는 인간의 을씨년스런 숨소리다. 거기 거미줄처럼 서려있는 흰줄이며 꺾인 듯한 뿔, 그리고 얼굴을 덮고 있는 복면 등이 더욱 그러하다.
그는 이런 작품들을 통틀어『인간』이란 작품 이름을 붙였다. 곧 오늘에 사는 한 작가의 고뇌를 그대로 고백하고 있어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결 인간적인 대화를 듣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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