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상 흐리는 일어 관광안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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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관광객들을 위해 일부 국내 여행사들이 만든 안내서 가운데는 친절의도를 넘어 낮 간지러운 내용들을 실었거나, 우리나라를 마치 소매치기 등 도둑이나 기생의 온상 같은 인상을 풍기는 내용을 담아 나라의 체면을 깎는 일이 많다.
H여행사가 일본관광객들에게 나누어주고 있은 「한국여행일정표」라는 안내서에는 맨 먼저 「쓰리」「네다바이」꾼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귀중품은 꼭 호텔에 맡기고 현금보관에 주의하라는 내용을 『꼭 읽고 실행해주십시오』라는 제목과 함께 필요 이상으로 상세히 실어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도둑천지인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일본어로 된 이 안내서에는 또 우리나라를 『기생의 「서비스」가 만점, 남성의 천국』이라고 표현, 일본국내에서까지 말썽이 되고 있는 불건전한 관광풍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 안내서에는 외우면 편리한 한국말 10여 가지를 소개하면서 『여자·얼마입니까·사랑합니다』등의 말을 늘어놓고 있다.
이같은 내용들은 안내원들의 「아나운스」만으로도 충분한 것들인데 구태여 인쇄물로까지 만들어 일본관광객들이 자기나라에까지 가지고가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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