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증권, 명의바꿔 매각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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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신흥증권의 1억대 증권도난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1일 상오 도난 당한 증권의 발행회사와 각 증권회사에 도난증권의 번호를 알려 명의개서나 거래 등을 못하도록 하는 한편 신흥증권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2명 이상의 사무실 전문털이의 소행으로 보고 증권 「브로커」 5백여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그러나 도난 당한 증권은 대부분이 발행회사에서 인감대조를 끝낸 것으로 현 증권거래 관례상 범인이 명의를 바꾸거나 매각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난 당한 증권의 번호가 밝혀져 발행회사에 통고되면 명의개서 때 체크되기는 하지만 발행회사에 명의개서를 하지 않고도 거래되는 예로 보아 앞으로 이 도난증권에 대해서는 소유주에 대한 법적인 말썽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도난 당한 증권은 고객들이 팔아달라고 위탁한 것으로 8일 현재의 싯가는 1억1천만여원이 된다고 동사 조대형 상무(47)가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8일 하오9시쯤 물등과장 이씨가 증권을 모두 정리, 「개비닛」에 넣어 잠그고 퇴근했으며 30분 뒤에 경리과장 강신춘씨(28)가 마지막으로 사무설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휴일인 9일 하오11시10분쯤 같은 건물5층 「잉글랜드」양복점 공원 김정곤군(20)이 사무실의 조리개식 철제출입문 문고리가 떨어진 것을 발견, 이씨에게 연락했다.
경찰은 범인이 철제출입문 고리를 벽돌로 부수고 다시 「플래쉬·도어」의 손잡이 부분을 파괴하고 들어가 「개비닛」문을 「드라이버」로 뜯어낸 뒤 증권을 훔쳐 침입로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인은 현장에 붉은색 벽돌 2개, 빵포장지 1장 등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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