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 증산 대책 시급|KDI 보고서-고곡가 정책 채택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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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 개발 연구원 (KDI)은 현재와 같은 양곡의 생산 및 소비 추세가 앞으로 계속되면 오는 76년에 가서 양곡 부족량은 약 3백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 근본적인 증산 대책과 소비 및 유통 구조 개선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5일 한국 개발 연구원은「곡가 정책의 계획화 보고서」에서 쌀·보리쌀·밀 등 3대 주곡은 지난 67년에 l백2만2천t, 부족했던 것이 밀 중심으로 부족분이 계속 증가, 작년에는 2백33만4천t이 부족한데 이어 올해는 2백66만9천t, 76년에 가서는 2백96만6t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처럼 양곡 부족량이 계속 증가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보다도 성장해 가는 공업 부문을 위해 곡가를 저 수준에서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 때문이며 현재와 같은 곡가 정책이 계속되는 한 양곡 수급의 불균형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발 연구원은 가까운 장래에 식량 부족을 메우기 위한 외화 지출이 연간 4억 달러를 넘게 될 것이며 특히 최근에 들어 장기 저리로 들여오던 미 잉농물 도입이 현금 판매로 전환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식량 도입이 국제 수지에 커다란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따라서 농민의 증산 의욕을 높이기 위한 농산물 판매 가격의 적정한 인상 등 고곡가 정책이 실시돼야하며 곡가 정책을 전체 개발 정책의 테두리에 포함시켜 다른 경제 목표에 최소한의 압박을 주는 범위 안에서 생산 증대, 외화 절약, 농가 소득 증대 등을 도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데 정부는 76년까지 쌀과 보리쌀은 자급 체제를 이룩하고 밀과 사료 작물인 옥수수의 도입만 계속 늘리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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