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수급에 압박 예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이 내년부터 잉농물 장기차관(원조)을 중단, 현금판매로 전환하게 되면 미국 잉농물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나라는 외환·재정·식량 수급면에서 적지 않은 압박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관계당국에 의하면 미국은 이미 우리 나라가 체결한 1억2천6백80만「달러」의 73년도 잉농물 차관 협정가운데 1차로 소맥18만t·옥수수6만7천t·원면2만5천표 등 2천6백60만「달러」에 해당하는 PA(구매승인서)를 발급했을 뿐 나머지 1억20만「달러」에 대한 PA를 발급하지 않고 있어 미 공법 480호에 의한 잉농물 장기차관 도입은 사실상 중단상태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미 잉농물 판매 대전을 세입으로 잡고 있는 재정차관자금 관리특별회계는 세입결함을 일으켜 세출집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기 도입 재정차관의 원리금 상환 자금 충당 등 불가피한 지출 때문에 경제개발특별회계 및 재정자금운용특별회계에 대한 예탁을 계획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재정차관대금관리 특별회계에는 잉농물 판매 대전으로 1억1천4백75만불에 해당하는 4백79억원이 계상돼 있으나 최근까지의 PA발급 실적이 2천6백60만 불에 불과하여 3백73억 원의 세입결함 요인이 발생했다.
또 최근까지 들어온 외곡 도입 실적은 쌀42만4천t 보리쌀 33만3천t 소맥1백20만t 옥수수29만t 콩4만5천t 등인데 이중 쌀에 있어서는 대 일본 도입분 15만t 미개발차관 대금 2천5백만 「달러」에 의한 약11만t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KFX(정부 보유불)에 의한 도입이고 이미 PA가 발급된 소맥 18만t 옥수수 6만7천t을 제외하면 나머지 양곡도 거의 KFX도입으로 알려져 보유외환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잉농물 장기차관을 중단, 현금판매로 전환하게 되면 올해 도입량을 기준으로 해서도 그 동안 양곡 가격 상승으로 약6억불의 외화부담이 생겨 양곡도입을 위한 새로운 외화조달 창구가 마련돼야 할 실정이다.
따라서 내년부터 우리 나라는 예산운용 및 외환수급에 대한 새로운 대응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