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교양] '신 동북아 경제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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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동북아 경제론/강정모.김창남.오용석 외 지음, FKI미디어, 2만5천원

동북아 중심국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 시점에 나온 이 책은 최근의 정보 수요에 딱 맞는다. 무엇보다 한국.중국.일본.대만.북한.몽골.러시아 등의 경제상황과 발전모델을 분석한 대목, 그리고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다룬 대목에 관심이 간다.

특히 한.중.일 무역 흐름을 분석해 자유무역지대 효과를 분석한 2장, 국제자유도시의 유형을 분석하고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분석한 3장도 관심거리다.

동북아 물류체계 분석(11장), 동북아 각국의 발전모델 비교(1장)도 흥미롭다. 그러나 필자가 볼때 동북아 중심국가 구상에 최대변수는 거대한 블랙홀이 돼 주변국을 공동화시키고 있는 중국이다. 대만 공동화에 이어 한국과 일본도 서서히 공동화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동북아 중심국 논의는 이 공동화에서 시작돼야 하는데 이 책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조금은 유감스럽다. 어차피 제조업은 넘어갈테니 금융.물류를 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제조업 기반 위에 이들 부문(물류.금융.R&D)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동북아 중심국가 논의에서 그 다음으로 중요한 주제는 역시 자유무역지대 구상이고 그 기초인 한.중.일 사이의 무역 흐름 분석인데, 이 점에 대한 서술은 2장에 나와 있어 관심있게 읽었다.

특히 한국은 대 중국 흑자, 중국은 대 일본 흑자, 일본은 대 한국 흑자 식으로 3국이 서로 맞물려 있음이 잘 지적돼 있다.

그러나 한.중간의 산업 내 무역분석이 상세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국의 대 중국 흑자기조의 안정고착화의 원인이란 것이 알고보면 중국이 최종재 생산을 위한 중간재를 한국에서 수입하는 패턴이라는 점에 대한 지적이 없어 아쉽다.

예전 한국-일본과 비슷한 패턴이 한국-중국간에 형성돼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2000년까지의 최근 통계와 자료를 이용해 동북아 각국과 그들간의 통합 문제를 한권에 모아 잘 정리해 놓은 것이 이 책의 강점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성과가 이 책 저자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동북아 경제학회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결과임은 물론이다.

이근 교수<서울대 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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