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일반적 중단 선언 철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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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남북조절위의 이후락 서울측 공동위원장은 29일 회견을 통해 북한측이 남북대화를 더 이상 진행시킬 수 없다는 성명을 28일 발표했음을 밝히고 그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김영주 성명의 철회를 요구했다. 이 중앙정보부장은 회견에 앞서 성명을 통해 김영주 평양측 공동위원장이 김대중씨 사건을 중앙정보부가 주도했고 반공정책을 강화하여 간첩을 잡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남북조절위를 더 이상 진행시기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대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것은 북한측이며 ▲6·23 특별선언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열세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태도를 돌변했다고 비난하고 『본인도 김영주와 자리를 같이 할 수 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히 말했다.
이 부장은 『중앙정보부는 김대중씨 사건에 한사람도 관련이 없고 만에 하나라도 관련이 있다면 어떤 책임이라도 지겠다』면서 『김대중씨 사건이 정보부와 관련된 것처럼 일부에서 떠들어대니 이에 편승하여 정보부를 흔들어 보자는 것이 그들의 목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장의 성명과 회견의 문답은 다음과 같다.
▲문=북한측이 최근 갑자기 7·4공동성명 정신을 위반하여 우리측을 비방하고 있는 저의와 그 배경은 무엇인가.
▲답=남북회담을 수행한 책임자로서 나는 그것을 이렇게 본다.
첫째 동기는 이들이 원칙적으로 대화를 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6·23 선언이 국제적으로 「어필」하고 있는데 대해 당황한 나머지 나온 궁극적인 조치로 본다.
항상 공산주의자들의 수법이 그러하듯이 최근 김대중씨 사건이 중앙정보부와 관련된 것처럼 떠들어대니 이에 편승, 이 기회에 우리 안보의 기둥인 중앙정보부를 흔들어 보자는 것이 기본 목적인 것 같다. ▲문=북한과 대화를 연 뒤 1년이 지난 지금에 중대고비를 맞는 이 위원장의 심경은.
▲답=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대화만이 오해를 풀고 전쟁방지의 알찬 방법이다.
일방적으로 북한의 선언을 받고 나니 착잡하다. 과연 누가 애국자냐, 나라와 통일을 원한다면 비열한 수법으로 할 수 있겠는가.
여담이지만 내가 처음 평양에 갔을 때 김일성은 나더러 「민족의 영웅」이라고 3번 4번이나 했다. 이렇게 나를 말한 김일성이 나를 되려 「민족의 반역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이같이 김일성의 돌연한 심경 변화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이고 둘째는 김일성이가 이용해 보려다 이용을 못하겠다는 데서 이고 셋째는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북한측이 갑자기 평양방문을 통해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나온 진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답=궁극적으로는 「6·23」 평화통일 선언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 같은 돌변한 반응은 국제적으로 중앙정보부가 여러 가지 의심을 받고 있고 괄시를 받고 있으니 차제에 중앙정보부를 없애버리자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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