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협력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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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미 경제협의회」결성을 앞둔 한국측 창립준비위원회 회의가 25일 개최됨으로써 한·미간의 민간경협 강화를 위한 새로운 「채늘」이 시동됐다.
한국 측의 창립소비위원회 구성에 이어 미국에서 창립준비 회의가 열려 「한·미 경제협의회」가 공식 발족하게 되면 매년 윤번제로 회의를 개최, 민간 「베이스」의 경협 활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미 경제협의회」발족은 국제경제정세의 변화라든가, 한·미간의 경제관계, 그리고 우리가 계획하고있는 중화학공업 중심의 새로운 개발목표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그동안 한·미 경제관계를 돌이켜 보면 미국의 대한경제지원이 무상원조에서 유상으로 전환됐고 민간의 자본협력 면에서는 미국우위에서 일본 우위로 바뀌어 가는 상태에 있다.
지난 71년도부터 잉농물 원조는 잉농물 차관으로 바뀌었고, 개발증여는 개발차관으로 전환됨으로써 미국의 무상지원은 사실상 종결된 것이다.
또한 민간자본의 도입은 일본으로 차차 전환되기 시작해서 외국인투자의 경우 종래 50%를 넘었던 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지난 3월말 현재로는 47%로 떨어져 자본협력 「베이스」로도 미국의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경제관계가 원조중심에서 자본협력 「베이스」로 바뀐지 오래이고, 더구나 무역 「베이스」에서는 대미수출의 비중이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해 오면서도 오로지 정부간 협의 「루트」만 의존해 왔을 뿐, 민간「베이스」의 협의 「채늘」은 공식적으로 설정된 것이 없었다.
원조에서 자본 및 무역「베이스」로 전환되고 있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민간의 교류를 넓히고 협의체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가중하는 것인데 그 동안 한·미간의 민간협의기구가 없었다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는 것이다.
오늘날 국제경제정세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동서해빙 「무드」와 함께 국제자본이동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고 자국의 이익보호를 위한 각국 조처는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민간 「베이스」에 의한 협력체제 강화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할 것이다.
한편 국내적으로는 중화학공업건설을 주축으로 한 개발체제의 개편이 추구되고 있는데 이 계획에서야말로 무엇보다 방대한 대본과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자본동원 능력과 기술수준으로 봐서 소요자본의 상당한 부분과 대부분의 기술을 해외에 의존해야할 입장에 있다.
따라서 소요외자의 조달과 기술도입을 위해서는 정부간 협의뿐만 아니라 민간 경협 창구의 다원화 및 체제강화가 시급한 실정에 있다.
더구나 미국과의 협력문제는 작금의 미국 국제수지동향으로 봐서 경부간 협의체제강화 보다도 민간 「베이스」의 협력강화가 어느 의미에서는 더 실효가 클 것으로 판단되는 면도 없지 않다.
이러한 한·미 경제관계의 발전과정이라든가, 국제경제정세의 동향, 그리고 국내의 새로운 경제개발시도로 볼 때 민간「 베이스」의 한·미 경제협의회 설치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 하겠다.
민간 「베이스」의 경협은 누가 누구를 돕는다는 것 보다 이윤과 상호 이익보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 발족되는 한·미 경제협의회가 국제 분업적인 입장에서 상호의 이익을 보장하고 양국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다 큰 역할을 담당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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