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밀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보석을 비롯한 각종 밀수사건이 또다시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19일 부산·김포세관은 각각 2∼4억대에 달하는 마약과 보석 등 대규모 밀수사건을 적발, 개가를 올렸지만 그 중에도 특히 이날 김포세관이 적발한「다이아몬드」밀수사건은 우리의 특별한 관심을 끈다. 김포세관은 이날「홍콩」에서 「다이아몬드」등 약 2억 원어치의 보석을 전문적으로 밀수입해 온 조모 씨를 관세법위반혐의로 검거했다.
뿐만 아니라 세관당국은 이에 앞서 지난 U일에도 「다이아몬드」7천4백53개를 비롯, 시가 3억 원 어치의 여러 가지 보석을 밀수입한 주범강모를 비롯한 일당6명을 구속한바있었다.
이와 같이 1주일 남짓에 5억 원어치의 보석밀수사건을 적발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귀금속상가에 「다이아몬드」등 귀금속이 품귀상태를 나타내고 있어 중요한 밀수요인을 이루고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관세청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이들 「다이아몬드」등은 국내에서 팔기 쉬운 소형인데다「더블·커팅」을 한 점으로 미루어 서울시내의 많은 보석상들이 이들 밀수전문가들에게 밀수자금을 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앞으로 금은방에 대한 수사도 벌일 방침이라고 하는데 보석상들이 정식수입품을 거래하지 않고 밀수품을 사서 팔고 있는 사실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나라의 보석에 대한 수요는 혼수용이 으뜸을 차지하고, 다음이 유한부인들의 장신용으로 쓰여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한 「캐럿」도 나오지 않는「다이아」를 반드시 혼수용으로 사용해야만 하는지, 이런 풍습은 하루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혼수용으로 보석이 필요하다면 우리 나라에서도 많이 산출되는 수정 등으로 대체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다이어」나 기타귀금속·보석들은 우리 나라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의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어 국제 가격보다도 월등 비싸게 국내 가격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밀수가 성행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보석류의 밀수원인이 국내에서의 품귀현상과 고 물품 세·고 관세 때문이라는 것을 감안하여 수급조절을 하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경우, 물품 세 1백%에 관세가 1백%이기 때문에 수입원가의 3배 이상의 값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게 된다. 「다이아몬드」는 또 공급 「카르텔」에 의하여 공급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비싼 상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귀금속류가 물가에 미치는 심리적 효과를 인정하여 물가안정을 위하여서도 귀금속류 가격 정책에 세심한 배려가 요청된다.「다이어」등 보류는 그 부피가 극히 작아 사전 신고나 정보 없이는 밀수를 적발하기가 곤란한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관세청은 보석밀수를 근절하기 위하여 국내외 정보의 수집뿐만 아니라 국내 가격형성에도 관심을 가져 그 동향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모든 박래품의 수입이 그러하듯이 국내가격이 앙등하면 밀수가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 정부는 밀수를 근절하기 위한 국내가격의 안정책에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석 류가 품귀현상을 일으켜 고가를 유지하면 보석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저축증대와 생산적 투자에도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보석류에 대한 투자로 자금이 퇴장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대책이 없어서는 아니 되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