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로 정신위기 극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26일 상오 백낙준 박사와 한경직 목사와 함께 청와대를 예방한 미국의 「빌리·그레이엄」전도사를 맞아 약50분간 환담했다.
박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금 세계적으로 인간의 마음의 여유가 적어진다고 하는 슬픈 경향이 엿보이는데 후진국은 빈곤 때문에, 선진국은 그들 나름대로 과학발달로 인한 부작용이나 공해문제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분단국에서는 분단에 기인한 위험성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다같이 건실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드신 것으로 아는데 적어진 인간의 마음의 여유를 극복하는 길은 종교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엄」전도사는 박대통령의 이같은 견해가 전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박대통령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산주의 국가가 점점 많아진다면 인류사회가 그만큼 불안해진다는 얘기가 된다』면서 『북녘 땅에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는데 공산국가에서 종교를 탄압하는 이유가 그들의 이념과 모든 종교가 배치되기 때문이고 종교를 탄압치 않으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우리나라에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돼있고 종교의 역사적 공헌은 이미 우리의 빛나는 전통으로 되어 종교가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레이엄」전도사는 『비록 한국은 정치적으로 강대국은 아니지만 정신면에서는 세계적인 강대국』이라면서 『이번 전도대회도 정신면에서의 강대국인 한국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전도회는 세계 모든 나라에 깊은 감명을 주고 정신적 복음을 주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목사는 이번 전도대회 준비를 하는데 정부가 협조해 준 것을 감사하면서 「호놀룰루」에서 「닉슨」미대통령과 전화를 했을 때 서울에 가면 박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