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대학생 이종현에게 혼쭐난 형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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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이승준(동부)이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새처럼 날아올라 원핸드 덩크를 시도하고 있다. [이호형 기자]·[뉴시스]
김종규를 앞에 두고 이종현(오른쪽)이 점프슛을 하는 모습. [이호형 기자]·[뉴시스]

대학농구 괴물 센터 이종현(19·고려대·2m6㎝)이 형님들이 마련한 잔치판을 휘저었다.

 이종현은 2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프로농구 루키(1·2년차)와 대학 올스타 대결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투표수 60표 가운데 54표를 얻었다. 이로써 이종현은 대학 신입생으로서 2013 프로-아마 최강전 MVP, 2013 대학농구 챔피언결정전 MVP에 이어 세 번째 MVP를 수상했다.

 대학 올스타로 선발된 이종현은 33분16초를 뛰며 덩크슛 3개를 포함해 26득점·9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대학 올스타가 프로농구 루키를 91-83으로 이겼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올스타전을 풍성하게 꾸미기 위해 이번 대결을 이벤트 차원에서 마련했다. 즐기는 올스타전인 만큼 루키와 대학 올스타 맞대결도 화기애애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아우들은 이를 악물고 형님들과 맞섰고, 계속 앞서갔다. 최다 15점 차까지 벌어질 정도였다.

 특히 이종현은 1쿼터에만 8점을 넣으며 시동을 걸었고 매 쿼터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체면을 구기고 있던 프로 형님들은 4쿼터에 승부를 걸었다. 종료 3분여를 앞두고 2점 차까지 쫓았다. 하지만 대학 올스타에는 해결사 이종현이 있었다. 4쿼터 1분15초를 남겨두고 이종현은 최준용(연세대)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덩크슛을 성공시키며 87-81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종현이 바로 코트에 내려와 최준용과 격렬하게 몸을 부딪치자 관중도 덩달아 함성을 질렀다. 이종현은 연이어 레이업슛를 넣고, 고려대 선배인 박재현(삼성)의 골밑슛도 블록해내며 아우의 힘을 보여줬다.

 이날 프로농구 최강 루키인 김종규(22·LG·2m7㎝)와 이종현의 맞대결도 관심이었다. 둘은 지난 9월 2013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대결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김종규는 경희대 4학년으로 대학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김종규가 프로에 진출하면서 둘의 맞대결은 이종현이 프로에 진출하는 2~3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올스타전으로 3개월여 만에 불꽃 튀는 매치가 성사됐다.

 결과는 싱거웠다. 김종규는 12분48초를 뛰어 8득점·3리바운드에 그쳤다. 바로 전에 열린 올스타전 메인 경기에서 힘을 너무 뺐다. 김종규는 메인 경기에서 덩크슛 6개를 포함해 26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종현은 “프로-아마 최강전 이후 이렇게 많은 관중 사이에서 경기한 것은 처음이라 많이 흥분했다”며 “김종규 형, 박재현 형 등과 오랜만의 대결이라 즐거웠다”고 했다.

 한편 올스타전 메인 경기 MVP는 김선형(25·SK·1m87㎝)이 차지했다. 김선형은 이날 12득점·8리바운드·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줬다. 매직팀(삼성·SK·KCC·전자랜드·KGC인삼공사)이 드림팀(동부·모비스·LG·오리온스·KT)을 119-115로 눌렀다. 이승준(35·동부·2m4㎝)이 덩크슛 콘테스트에서 우승했고,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SK 변기훈(24·187㎝)이 1위에 올랐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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