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7조 규모 … 자동차 강판 전문 거대 제철사로 재탄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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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호 22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의 합병이 20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 합병 마무리

21일 양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합병에 반대하는 양사의 일부 주주들이 주식매수 청구권을 행사해 약 2678억원 규모의 매수대금을 지급했다. 당초 양사는 합병계약을 체결하면서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가 일정 금액(현대제철 5000억원, 현대하이스코 200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을 철회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었다. 하지만 2000억원이 넘는 청구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계약 해지 단서가 의무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합병을 계속 추진하기로 양사는 합의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합병 철회 조항은 주가가 많이 떨어지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해 회사에 부담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설정했던 것”이라며 “설정 금액을 초과했더라도 합병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이달 31일 합병된다. 양사가 합병되면 현대제철(사진)은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 사업부문을 인수해 일관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게 되고, 연 매출 17조원을 넘어서는 초대형 제철사로 거듭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주 예정된 그룹 계열사 임원 인사에서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에 따른 인력 재편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을 통해 냉연 사업에 진출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쇳물을 가공해 나온 슬래브를 고온 가열한 뒤 누르고 늘여서 두께를 얇게 만든 강판이 열연강판이며, 이 열연강판을 재가공해 만든 제품이 냉연강판이다. 합병 전 열연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50% 이상이었지만, 합병 이후에는 냉연(32%)과 열연(19%), 형강(17%)의 매출 비중이 고른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구매와 물류, 재고관리 등의 시스템이 합쳐지면서 일괄 수주가 가능해지고납기도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도 예상 영업이익은 8.6%
수익성도 좋아진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매출은 13조5530억원(2013년 추정치)에서 합병 후 17조2360억원(2014년 추정치)으로 27.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도 4597억원에서 7506억원으로 63.28%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합병 이후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용 열연 물량 확대와 동시에 품질 향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강판용 열연 물량을 390만t에서 492만t 수준으로 늘리고, 특히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인 고장력 강판 개발에 주력해 품질을 높인다는 것이다.

경제전문매체인 블룸버그는 합병 후 현대제철의 2014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연 8.6%로 내놓았다. 중국의 바오스틸(영업이익 5.7%)이나 일본의 신일본제철(영업이익 7.2%)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국의 뉴커(nocor)와 포스코 정도만 현대제철과 비슷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에 완공된 3고로의 본격 가동과 냉연 부문 합병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다”며 “향후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하면 현대제철의 수익 전망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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