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휴전협정 무산의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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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해설>
「파리」휴전협정이 발효한지 약 2개월 반만에 월남 군은 「크메르」에 진격하였다. 월남 정부측은 침공일자와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20여대의 전차·장갑차의 엄호를 받은 약 3천명의 월남 군 유격부대가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닉슨」특사 「알렉산더·헤이그」대장의 최근의 두 차례에 걸친 「크메르」 방문이후 백악관에서는 거의 완전한 포위상태에 놓인 「프놈펜」 구출작전을 숙의하고 있는 것으로 탐문됐는데 월남군의 이번 진격은 「닉슨」 전략의 구체적 일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미국 지상군의 투입이 불가능한 현 시점에서 「프놈펜」의 목을 죄고 있는 월맹군을 응징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하노이」 재 폭격안과 월남 군 또는 태국 군 투입 안 이었는데 결국 「닉슨」은 월남 군 투입으로 전략을 굳혔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월남 군 투입은 「크메르」 정부의 사기를 고양하고 월맹군의 월남 제3군구 위협증대를 비록 한때나마 둔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나 그 반면 그렇지 않아도 불완전한 월남휴전을 사실상 폐기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할 위험요소를 간직하고있다. 지금 「크메르」에는 약 5만 명의 월맹군이 「크메르」 정부를 위협하고 있다.
월남 안 월맹군의 지원을 받고있는 「베트콩」이 월남도처에서 도발을 일삼고있고 국제휴전관리감시위원회(ICCS)의 「캐나다」 「인도네시아」 대표단이 ICCS의 무력을 개탄, 탈퇴를 고려하고있어 월남정세도 극히 복잡한 상태인 시점에서 월남군의 「크메르」 침공은 월남사태를 더욱 얽히게 하기 쉽다.
월남군 진격목적이 「프놈펜」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직접적 행동인지 그렇지 않으면 「콤퐁송」에서 「프놈펜」에 이르는 「크메르」군의 해상운송작전을 지원, 「크메르」 위기를 간접적으로 해소하려는 행동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사이공」 군대진격이 크메르 위기를 푸는데 얼마만큼 「플러스」가 될지는 두고볼 일이나 어쨌든 이번 군사행동으로 인지정세는 더욱 복잡해지고 「크메르」에 휴전이 성립될 가능성은 더욱 멀어진 듯 하다. <신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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