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의 실태|-조선대 박춘자교수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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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의 도시가정에서는 가정부의 존재가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편한 생활의 조력자로 생겨난 이 가정부는 요근래 한가정의 여러부분에 영향을 미치게되어 그 부작용도 많은 문제가 되고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전남광주시의가정부 4백25명을 대상으로 조선대 박춘자교수가 실태조사한 것이다.
가정부의 나이분포를보면 16∼20세가 가장많아 60.5%를 차지하며 다음 21∼25세가 17.22%, 특히 15세이하가 13.6%나되어 주목을끈다.
이들의 학력은 대부분이 국민교졸(48.9%)이나 중퇴(44%)며 문맹은 4.2%를 차지했다.
가정부들의 월급은 3천원∼4천원이 가장많아 59.8%이며 다음이 4천원∼5천원(30%), 2천원∼3천원(6.8%)등의 순서인데 2천원미만을 받고있는 사람도 1%정도가 된다.
이들의 주거상황을보면 절반이상(53.4%)이 독방을 쓰고 있으며, 주인집 자녀와 함께 지내는경우가 43.1%를 차지하며 외출이 허용되지않는다고 말하는 가정부가 45.9%나 된다.
여가활용은 TV나 「라디오」청취쪽이 많으며(57%) 그밖에 만화·잡지를 읽거나(23%) 잠을 잔다(12%) 뜨개질한다(3·5%) 등으로 나타났다. 가정부를 하게된 동기로는 첫째가 가족부양(38.4%)이며 다음으로 장래저축(27.8%)을 위해서인데 단순히 도시를 동경하여 취업했다는 사람도 20.7%라는 높은 비율율 차지하고있다.
한편 이러한 현재의 생활에 대해서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산다는 것이 괴롭다』고 말하는 사람이 58.8%나 되며 『고독하다』가 37.2%로 한창나이의 이들이 상당히 불만스럽게 이직업을 이어가며 생을 부정적으로 보고있다는것을 잘 나타내준다. 결국 현 직업에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사람은 겨우 1.6%를 차지할뿐이다.
뿐만아니라 이런 생활의 불만들은 특히 종사하고있는 가정안에서 무시를 당한다거나 자신의 의견을 펼수없다는것 때문에 더욱 깊어진다는것이다.
이 조사에서 절반가까운 숫자가 취업중인 가정에서 멸시를 받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희망하는 직업은 여직공(48.2%), 「버스」차장(34.6%), 전화교환원(9.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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