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흑인여성들의 여성해방운동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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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흑인들의 잡지 「앙코르」지 최근 호가 여성해방운동에 반대의 뜻을 표시해 주목을 끌고 있는 요즈음 대부분의 흑인 여성들도 여성해방운동에 관해 냉담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권운동을 『중류층의 백인 여성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혹독하게 비판한 「앙코르」지의 논조가 전체 흑인들의 의사릍 대변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주간지 「타임」의 조사한 바에 의하면 많은 흑인 여성들은 여성운동에 무관심하다고 한다.
흑인 여성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미국사회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들을 억압하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백인사회이기 때문에 여권운동에는 관심이 없다고 설명한다.
한 흑인 여성은 『백인 여성들이 남녀동등을 위해 짐을 비운 사이 그 집을 지키고 있는 가정부는 바로 흑인 여성인데 어떻게 여성해방운동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말한다.
대부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여성 호칭이 「미즈」로 바뀌는 것보다는 주택문제가 더 소중한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 일부 흑인 여성들이 백인 여성들에게 일종의 적개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예를들면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간의 결혼율이 늘어나는 것을 못마땅히 여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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