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통화파동 따른 국내대책 신중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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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제통화 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정부와 민간업계「사이드」는 엄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국제통화 불안이 서독「마르크」나 일본「엥」화의 평가재절상, 또는「달러」의 평가절하에까지 이를 경우,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국내 물가안정에 위협이 되는 악영향이 있는 반면 수출여건은 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대일 지역 수입 원자재의 조속한 확보가 당면 단기대책이라고 내다보았다.
◇경제기획원=이번 국제통화위기가 정상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작년「스미드소니언」합의 때처럼 다각조정으로 번질 경우 물가안정에 나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 우려를 표명했다.
관계 당국자는 우리 나라의 대일 수입의존도가 50%에 이르고 있는데 만약 일본「엥」화의 절상이 이루어진다면 당장 대일 수입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물가에 파급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그렇지 않아도 수입원자재 가격상승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는 국내 물가안정이 또 한번 위험한 고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도입돼 있는 2억8천만불 상당의「엥」화 표시차관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은 물론 일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재정차관「베이스」의 농업개발차관 (3차 5개년 계획 기 간 중 7억불 이상) 사업 집행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런데 일본 업계는 작년 가을부터「엥」화 재 절상을 우려, 수출「오퍼」가격을 인상해 온 바 있어 현 단계로서는 대일 수입을 확대, 필요한 물량을 조속히 확보하는데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공부=상공부는 수출용 원자재의 국산화 비율이 아직 43%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데다 원자재 대일 수입의존이 전체의 50%가 되는 점에 비추어「엥」화 재 절상 가능성에 대비, 수입시장 다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수출 면은 대일 시장 및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 시장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시장 저변 확대 및 제값 받기 운동을 중점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재무부=동경 외환 시장의 폐쇄와 이에 따른 우리나라에의 영향 및 대책 등을 검토 중이다. 10일 당국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다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구체적인 대책은 동경 외환 시장의 동향을 보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국제통화 파동의 위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국내 외국환 은행은「달러」를「엥」화 및「마르크」화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71년도에 빚어졌던 국제통화 불안의 재연은 다시「엥」화와「마르크」화 등 강세통화의 재 절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수출을 위한 원자재의 충분한 재고확보와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수입「인플레」현상과 국내물가 3% 안정시책과의 조화를 이룰 근본 대책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외환시장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엥」화가 재 절상되는 경우, 원자재 수입의 40%를 일본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수입 원자재 가격인상, 일본의 수출기피로 공급부족이 문제되며「엥」화 표시차관의 상환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반면 수출여건이 호전될 것이므로 원자재 가격인상 부담을 수출증대, 수출상품 제값 받기로 상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전경련=만일「엥」화가 재 절상될 경우 우리 나라로서는 수출 증대가 예상될 수 있으나 반면 수입의존도가 큰 만큼 물가에의 파급영향이 우려되며 또한 원화의 추가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아 이에 대한 사전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한「유럽」금융 인이 금괴 두개와 그에 상당하는 액수의「달러」화폐를 나란히 저율에 얹고 무게를 대비하고 있는데 저울이 금괴 쪽으로 기운다. 【파리 9일 UPI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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