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개인정보, 영수증 버리는 습관서 솔솔 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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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기준으로 국민들이 발급받은 신용카드 수는 약 1억1179만장 이라고 하니, 이 수치를 놓고 볼 때 개인당 적어도 3장 정도의 카드는 소유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때로는 현금보다 더 자주 가지고 다니는 신용카드지만 결재 후 영수증을 버리는 습관 때문에 개인 금융정보가 빠져 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카드번호 16자리 중 결재 후 영수증으로 출력되는 번호를 보면 일반적으로 숫자가 8자리 정도 가려져 있다. 이것을 ‘마스킹 위치’라고 하는데 카드번호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려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심코 버리는 영수증으로 인해 몇 장의 영수증만 모으면 카드번호가 조합될 수 있다는 것은 잘 모르고 있다. 때로는 유효기간까지 노출된 카드 영수증도 있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게 되면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TV홈쇼핑 등에서는 전화주문 결제가 가능해 주의가 요구된다.

 때로는 영수증을 확인하지도 않고 업주에게 “그냥 버려달라”고 말하며 영수증을 건네 받지도 않는다. 자신의 휴대폰으로 결제내역이 오기 때문에 특별히 영수증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1인당 신용카드 결제 건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가 우리나라라는 사실은 알고 있을까?

 그렇다면 신용카드 영수증을 활용한 개인정보 보호 등 범죄악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한 할까?

첫째, 카드 영수증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 몇 장의 카드 번호만 조합하면 하나의 카드번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드영수증을 항상 보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또 카드 영수증을 꼬박꼬박 모으게 되면 가계부를 정리할 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둘째, 영수증 폐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필요 없는 영수증이라도 일단 업주로부터 영수증을 받은 다음 본인이 직접 폐기를 해야 한다. 여러 장을 함께 모아서 폐기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셋째, 카드 자체를 분실해서는 안 된다. 혹시 분실을 하게 될 경우에도 카드 회사로 즉시 연락해 사용정지를 해야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출입금 내역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카드회사의 SMS서비스에 사전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현대생활의 필수 불가결한 카드를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카드 영수증에 대한 철저한 보안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현태 천안서북경찰서 경무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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