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이념 생활화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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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공화당 총재는 4일 정일권 당의장에게 친서를 보내 유신체제 학립을 위한 당의 활동방향을 제시, 『당의 모든 부문에서 유신이념의 구현을 위한 전진적인 개혁과 당풍의 일신이 선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제 우리는 조국통일과 민족 중흥을 기필코 성취해야겠다는 온 국민의 한결같은 의지 속에 지난날의 부조리를 과감히 제거하고 국방의 총집결을 위한 새로운 질서와 체제를 마련해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수행해야할 유신과업은 결코 체제나 제도의 개혁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보다 절실한 것은 유신정신을 생활화할 수 있는 우리의 굳은 각오와 결의에 찬 사명감인 것이다.
특히 본인은 안정과 능률의 극대화를 이룩할 수 있는 깨끗한 정치풍토의 조성이야말로 유신과업을 선도하는 지름길임을 확신한다. 지금 우리국민은 재개되는 정치활동울 새로운 기대로써 주시하고있다. 국민의 절대적인 총의로써 다져진 유신체제를 굳건히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정당의 진로가 정립되고 정치활동의 가치를 민족적 사명의 차원으로 보다 고양시키는 발전적인 자기개혁을 우리국민은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날을 돌아볼 때 정치를 위한 정치, 정당을 위한 정치활동이 우리 역사의 발전을 얼마나 저해했고 오도된 정치취향에 영합하는 무분별한 정치활동의 해독이 얼마나 컸는가를 우리는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
또한 이러한 그릇된 정치풍토의 개혁이 얼마나 힘든 것이 가에 대해서도 뼈저린 체험을 갖고 있다.
10월 유신이야말로 우리가 그동안 추구해온 새로운 정치질서의 확립을 위한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당원 동지들은 정치유신의 최점단에 서서 모처럼의 이 기회를 꼭 살리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

<해설>-10월 유신 후의 첫 고위접촉
【워싱턴=김영희특파원】
백악관이나 국무성 당국은 김종필 총리의 닉슨 대통령 방문의 서역이 단순한 예방인지 아니면 한국 및 아시아 사태에 관한 내용 있는 토의를 위한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김 총리가 닉슨 대통령의 월남협상 문제 등 바쁜 일정 중에 만나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주목을 받는 것 같다.
닉슨 대통령이 한국의 고위 관리를 만난 것은 지난4월 김용식 외무장관 면담이 마지막이다. 그 뒤 7·4남북 공동성명과 10월 유신이 잇따라 나왔다. 이런 극적인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미간의 대화의 채늘은 현지 대사와 주재국 정부 외무성 관리의 접촉 정도로 그쳤다.
최근 닉슨 방한설이 나온 것도 한반도와 아시아의 새로운 상황의 변화에 대처할 만한 서울∼워싱턴간의 상호 이해와 고위층간의 대화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김-닉슨 회담에서는 남북대화, 10월 유신, 한반도에 있어서의 닉슨·독트린 적용, 극동의 새로운 세력관계, 그리고 월남종전 후의 미국의 대 아시아 정책 등 광범위한 문제들이 토의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아울러 최근에 보도된 닉슨 대통령의 방한 문제도 토의사항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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