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철야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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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통일주체 국민회의 2천3백59명 대의원에 던져진 한 표의 주권은 전국 2백6개 개표소에서15일 밤새워 가려졌다. 영상의 포근한 날씨에 이날 개표는 밤 7시에서 9시 사이에 시작, 어느 선거 때보다도 조용히 진행되어 철저한 공영제의 운영상황을 보여주었다.
개표가 시작되자 일부 입후보자들과 가족들은 개표장에서, 일반유권자들은 밤 10시부터 전국에 합동철야 중계된 「텔레비젼」과 「라디오」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았다.
전기불이 휘황하게 밝혀진 각 개표소에는 정전 때를 위해 「플래쉬」와 초까지 준비했으며 소방당국은 소방차까지 동원, 개표를 진행했으며 개표장주위는 한산한 편이었다.
간혹 당·낙이 확정됨에 따라 일부 입후보자의 가족들 입에서 탄성이 발해지기도 했고 동점 당선자(서울 성북11구)도 있었으나 예전 국회의원선거 때처럼 고함소리 등 희비의 극심한 교차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최초의 당선자는 명주군 권혁찬씨>
이번 선거에서 가장 개표가 빨리 시작된 구역은 강원도 영월읍 선거구가 7시10분에, 원주 제1선거구가 7시20분, 춘천 제1선거구가 7시30분 등으로 나타났으며 전국에서 최초의 당선자는 강원도 명주군 성산면의 권혁찬씨로 1천3백90표를 얻었다. 명주군 개표소는 이날 하오 7시20분에 개표에 들어가 꼭1시간만인 하오 8시20분에 개표를 끝내 개표기록을 세웠다.

<신영균씨 개표장에>
중구 제2지구개표소인 서울사대부국강당에는 밤 9시20분쯤 입후보자인 영화배우 신영균씨와 한국「슬레이트」사장 김인득씨 등이 나와 일일이 종사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고 밤을 새워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신 후보는 『밤을 지새워서라도 당·낙을 확인하고 집으로 들어가겠다』며 참관인석에 앉아있었고 잠시후 박암씨 등 동료배우 3명이 신 후보를 찾아 격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밤 9시55분쯤에는 「부셔」호주대사 등 「언커크」대표2명이 도착, 약30분간 개표소를 둘러보았다.
남북적십자 회담으로 「뉴스」의 주인공이 됐던 김연주씨(용산구 원효로3가254)는 15일 밤 상명국민학교에 마련된 개표장에 나가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중계방송을 듣다 밤 11시30분 일단 잠자리에 들었다가 16일 상오 3시반에 일어나 당선이 확정된 것을 알았다.

<한표차로 당선되고>
전북 김제군 월촌면 선거구에서 출마한 박요식씨는 16일 새벽 2천12표를 얻어 2천11표를 얻은 조인곤씨를 1표차로 눌러 당선됐다.
한편 경남 김해군 김해읍 장희석씨도 오동환씨를 1표차로 눌러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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