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춘부와 대어의 꿈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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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백설 속에 얼음을 깨뜨리고 대를 드리운 11월 마지막 일요일(26일)의 꾼 들을 보고 촌노들은 『붕어를 낚느냐? 겨울을 낚느냐?』고 물었다.
봄부터 가을까지라는 낚시의 정석(?) 조차 무시하기 시작하는 꾼 들은 2, 3년 전부터 이렇게 겨울낚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예당엔 얼음이 얼진 않았다. 그래도 조축은 부진-. 「한양」의 장봉진씨가 8치2푼, 「현대」와 공동출조한「대흥」은 권영일 씨가 6치1푼, 오원선(전 보사부장관)씨가 5치5푼 정도. 이영문 씨는 지렁이로 5치6푼의 잉어를 올리기도.
신초지의「신서보」는 박용우 씨가 8치7푼, 홍신의 씨가 6치,「풍전」의 문도원 씨가 5치8푼, 박영범씨가 5치6푼. 그의「삼오」의 꾼 들은 3∼4치 짜리 10여수 정도. 신초지에선 얼음을 깨다가 실족, 물에 빠져 전신으로 겨울낚시를 하려던 꾼도 있었다고.
온양의「동보」는 홍준표씨가 8치1푼, 나포의「대광」은 여조사 문묘순씨가 8치4푼, 현우현씨가 7치6푼. 씨알은 잘았으나 겨울낚시 치곤 수량이 괜찮았다.
겨울 낚시가 성행한다지만 영하5∼15도의 추위에 몸을. 영출 시킨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될 것 같다. 느지막하게 떠나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1∼2시를 전후해서 4시간 정도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겨울 낚시 회들은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
내리는 백설을 보며 꾼들은 대춘부를 부르고 있다. 대부분의 꾼 들에겐 72년의 낚시는 이미 끝난 것이다. 잡은 대어의 회상과, 놓친 대어의 아쉬움으로 겨우내 모여 앉기만 하면 허풍(?)으로 소일할 꾼 들에겐 기나긴 겨울이 될 것이다.
바다로 눈을 돌리는 꾼 들이 생기고, 겨울에도 지렁이를 만지는 꾼 들이 생기고, 고무 「보트」를 타다가 언쟁하는 꾼 들이 늘어가는 등 화제가 대어보다 풍성했던 72년의 낚시계.
이제 태공망도 겨울을 맞는 꾼 들과 더불어 동면으로 들어간다. 지난4월부터 여러 모로 협조해주신 낚시회와 꾼 들의 행운을 빌며-.
수요낚시=「대흥」((74)5814) 현대((93)7221) 가 삼산도회 목요낚시=「신촌」((32)6565)이 삼산도를 예정하고있다.<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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