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 여교사의 실태(전남) 구례교육청 김민규 장학사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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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반적으로 여성이 갖는 직업가운데 비교적 안정된 직업으로 꼽히고 있는 여교사직이 지방에 따라서는 여교사 자신들은 남편으로부터 대부분 사직을 권유받고 있다는 사실이 한 장학사의 조사로 밝혀져 주목을 끌고 있다. 전남구례군교육청 김민규 장학사는 전남도내 국민학교여교사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직업인으로서의 고민과 바라고 싶은 일」등을 물었는데 기혼 여교사중 81.53%가 남편으로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사직을 권유받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혼 여교사들의 남편이 이같이 아내가 교사직을 갖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로는 자녀 교육과 가정생활에 지장이 많다(85.25%)는 것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20%)는 것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실태와는 달리 일반 학부형들은 여교사직을 『여성으로서 바람직한 직업』이라고 말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김 장학사는 여교사들의 직업적인 위치를 재보기 위해 학부모 2백명을 대상으로 「여교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조사한 결과 49.58%가 「부러운 직업」이라고 응답하고있다.
김 장학사가 이 같은 조사를 한 것은 해마다 여교사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 비춰 직업여성으로서의 여교사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밝혀 장학지도의 자료로 삼자는데 있었다.
그러나 이 조사로는 여교사의 남편가운데 아내가 교사직을 갖는 것을 「당장에라도 그만 두라」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 여교사의 15%, 이들은 비교적 생활기반이 있는 사람들이다.
또 여교사의 남편 가운데 아내가 평생토록 여교사직을 갖기를 바라고있는 사람은 전체의 2.5%뿐이어서 전문직으로의 여교사 양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학사는 이 조사를 자료로 여교사직이 직업으로서는 여성에게 알맞는 것이긴 하나 남편들이 생활기반만 닦으면 가정주부로 돌아갈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 짓고있다.
김 장학사는 여교사 자신들의 학교안 생활관계도 조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부러움을 받고 있고 가정적으로는 갖가지 제약을 받고 있는 현직 여교사들이 경쟁 또는 협력관계에 얽힌 같은 학교 남자교사와의 관계, 그리고 업무관계 등이다.
우선 여교사들은 남자교사들이 자신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남자 교사에게 바라는 것은 ①비어의 사용금지(34%) ②적극적인 협조(39%)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여교사들은 학교 사무 분담에서는 66%가 가벼운 사무분장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있고 중책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32%이다.
여교사들이 학교 사무가운데 제일 싫어하는 것이 경리(40%)라는 것도 나타나고 있다.
여교사들은 끝으로 이 조사에서 학교간부들도 출·퇴근시간을 엄수해야 된다(18.5%)고 지적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광주=김남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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