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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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맵고 향기로운 맛을 자랑하는 겨자는 우리네 식생활과는 그다지 친숙하지 못하지만 일본 요리나 서양 요리에서는 중요한 조미료이다.
겨자는 겨자과에 속하는 1년 또는 2년생 초본으로 원산지는 「아시아」일대. 서양종과 동양종으로 2가지 품종이 있는데 동양 겨자는 떫고 쓴맛을 우려내지 않고서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서양 겨자가 조미료로 더 사랑을 받는다. 서양종에는 검은 겨자와 흰 겨자가 있다.
겨자가 조미료로 이용된 것은 l8세기께로 그다지 역사가 깊지 못하다. 식용되기 이전에는 주로 약제로서 사용되었다.
한방에서는 편도선염·폐렴·피부염·설사 등에 겨자를 즐겨 처방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이질이나 「콜레라」등 괴질이 돌 때 겨자가 큰 효험이 있다고 해서 이를 사용한다.
겨자에 이러한 속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만한 성분이 들어 있는지 어떤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아주 자극적인 겨자의 신맛이나 쓴맛이 그러한 속설을 다소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되지 않나 추측될 뿐이다.
서양 겨자는 잘 보존하기 위해서 종자에 들어 있는 유지의 절반쯤을 뺀 후 가루로 만들었다가 식탁용으로 이용 할 때는 겨잣가루에 더운물·술·소금·설탕 등을 치고 반죽한다.
반죽한 겨자는 몹시 맵고 향기롭기 때문에 육식 때의 이취를 없애 준다. 「비프·스테이크」 요리나 생선회 요리 때 겨자가 즐겨 이용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겨자의 맵고 향기로운 맛의 성분은 「알릴」 겨자 유로 함량은 전체의 0·3∼1%이다. 포 도당과의 배당체인 「알릴」유는 흰 겨자에서는 「시날빈」, 동양종과 검은 겨자에서는 「시니크린」이라는 화합물도 들어 있다고 여기에 반죽 때 물이 들어가면 겨자 중에 함유되어 있는 「미로친」이라는 가수 분해 효소의 작용에 의해 포도당과 「알릴」유가 유리되기 때문에 매운맛이 우러나온다.
「미로친」은 섭씨 40도에서 활발히 작용하므로 겨자를 반죽할 때는 더운물을 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차지 않도록 보온에 유의해야 매운 맛이 빨리 우러나온다.
겨자는 조미료로 뿐만 아니라 영양 식품으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주성분은 탄수화물. 전체의 22·3%를 탄수화물이 차지하고 있으며 열량도 1백11 「칼로리」로 퍽 높은 편이다. 그의 단백질 성분은 5·1%이다.
겨자에는 「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비타민」A, B1, B2, C가 각각 1백50IU, 0·15mg%, 0·10mg%, 80mg% 들어 있다. 특히 높은 「비타민」C 함량은 흥미를 끈다.
시판되는 겨자로는 알맹이·가루·반죽된 것 등이 있다. 반죽된 겨자는 뚜껑을 닫아 놓지 않으면 매운 성분이 휘발되어 버리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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