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구조조정 '칼바람'…임원 대폭 감축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황의영기자] 건설업계의 연말 인사에 임원 감축과 조직 슬림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업황 장기 불황의 늪 속에서도 조직과 전략을 가다듬어 내년 경영상황에 대비하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조직 통·폐합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임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일 기존 5부문 10본부 6실 1원(기술연구원)에서 부문제를 폐지하고 5본부 11실 1원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세대 교체도 이뤘다. 기존 본부장·실장급 집행임원 17명 중 13명이 새로운 인물이다. 대우건설 측은 "사업본부의 핵심역량 강화와 빠른 의사결정 체계로 국내외 침체된 건설경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달 말 전무 승진 6명, 상무 선임 16명 등 22명의 임원을 교체했다. 그룹 전체 인사 대상자 44명 중 절반에 달한다. 지난 3분기까지 8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데 대한 책임을 물은 조치다. GS건설 관계자는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차원"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3147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SK건설도 이달 중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지난 9월 최창원 부회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인사 폭이 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SK건설 관계자는 "임원 인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선 아직 들리는 바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구조조정 지속될 듯"

중견 건설사들도 구조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경남기업은 최근 본사 임원을 30% 정리했다. 이에 따라 임원이 종전 21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 부사장 산하 기존 2부문 4본부 30개 팀은 사장 직속 4본부 24팀으로 통·폐합했다. 장해남 사장은 "채권단과의 경영 정상화 협약 체결 전에 조직을 개편했다"며 "이른 시간 안에 조직 변화와 혁신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임원 6명을 줄였다. 코오롱그룹이 윤창운 에스케이씨코오롱피아이 대표이사 사장을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하는 등 39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일환이 아니라 임기를 마친 임원들이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내년 1월쯤 조직 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다만 조직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원 50%를 내보냈던 쌍용건설은 당분간 조직 개편, 임원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다는 게 대체적인 기류다. 지난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마당에 인사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건설사가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시장이 장기 침체로 가게 되면 앞으로도 검토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