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충북 옥천군 청산면 인정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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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적의 볍씨」로 불려지고 있는 통일벼는 다수확과 실의의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수확품종임을 입증한 반면 볍씨 자체의 결정적인 결함이 보완되지 않는 한 올해와 같은 확대재배는 불가하다는 의견이다. 올 통일벼 재배지역의 양지와 음지를 살펴본다. <지방부>
전국 곳곳에서 올해 통일벼 농사를 망쳤다고 정부의 통일벼 권장에 반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 벼를 심어 단보 당 무려 쌀 780㎏을 수확, 녹색혁명을 이룩한 통일벼단지가 있다고 충북 옥천군 청산면 인정리 단지. 지난해 처음으로 통일벼시범단지로 선정돼 단보 당 쌀 713·8㎏을 기록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곳인데 올해는 작년보다도 66㎏을 더 증수, 또 한번 기적을 이룩했다.
옥천군 농촌지도소는 지난 8일 청산면 인정리 단지의 통일벼 평가회를 갖고 입수계산법에 의해 이와 같은 수확을 확인했는데 지난 70년도 우리나라 단보 당 쌀 평균수량이 327㎏이었고 일본의 소출이 400㎏인 것에 비하면 가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수확이다.
인정리 통일벼 단지의 총 식부 면적은 5㏊. 단지회원 10명(10가구)이 모판설치부터 추수에 이르기까지 완전 공동재배다. 품종은 통일벼 수원214호.
인정리 통일벼단지의 성공원인은 ①보온절충식 모판을 이용한 점 ②조기 이앙 ③냉수지역이 아니며 물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 ④병충해방제를 철저히 하고 시비를 적절히 했다는 점 ⑤지력 등 토질이 좋다는 점등으로 요약된다.
인정리 통일벼단지를 2년 동안 직접 지도하고 있는 옥천군 농촌지도소청산지소 농촌지도원 김홍대씨(36)에 의하면 통일벼 재배의 요체는 이 벼가 중생 종으로 찬 것에 비교적 약한 편이므로「비닐·하우스」를 이용, 보온절충식 모판을 만들어 어렸을 때 냉해를 입지 않게 충분히 키우고 철저한 병충해방제와 함께 너무 차지 않은 물을 공급할 것을 들고 있다.
인정리 단지가 통일벼 모판을 만든 것은 지난 4월18일. 통일벼는 뿌리가 약하다는 점 때문에 묵은 벼 뿌리를 완전히 캐내고 얕게 가는 대신 흙을 고루 부수고 밑거름을 했다. 22일에 섭씨 16도의 물에 8시간 담그고 25, 26일에 파종하고「비닐·터널」을 만들어 씌웠다. 파종 량은 평당 2·5홉. 5월6일까지「비닐·하우스」안의 온도를 낮에는 25∼30도, 밤에는 20도를 유지하다가 7일부터 3일간 낮에는 열어주고 밤에는 닫았다가 10일에 완전히 거둬냈다.
1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평당요소 30g을 뿌리고 25일과 31일에 멸구 류와 흰빛잎마름병방제농약을 뿌렸다.
6월3일 본 답 두벌갈이를 끝내고 4일∼6일에 모를 냈다.
모포기의 거리는 13·5㎝×30㎝로 1조 병목 식. 평당 80포기로 1포기에 2∼3그루. 1·5㎝∼3㎝정도의 깊이로 비교적 얕게 심었다. 10일에「타크」살포, 18일에 가지거름, 7월3∼4일에 이음거름, 13일에 중간낙수, 14일에 멸구 방제 약 살포, 25일에 이삭거름. 8월1일에 흰빛잎마름병방제, 5일에 잎짚 무늬 마름 병 방제, 14일에 이화명충2화기 1차 방제, 20일에 2차 방제, 30일에 피사리, 9월l8일에 물을 뺐다.
인정리 토일벼 단지는 이처럼 이앙 일자가 다른 것보다 평균 10일쯤 앞서고 초기에 수온을 정확히 조절하고 못자리에서 3번, 모낸 뒤 8번의 각종병충해예방을 철저히 했음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은 기술적인 관리 외에 토질과 수로시설, 계단식 경작, 기온, 방풍 등 자연적인 여건이 통일벼재배에 알맞은 곳으로 알려졌다.
인정리 일대의 토질은 산성도 5·6%∼5·8%의 양질로 곡간 평탄지대. 따라서 바람을 몹시 타는 것으로 알려진 통일벼로서는 자연적인 방풍이 되며 게다가 기온이 비교적 따뜻해 적 지하는 것이다. 또한 논이 계단식이고 위에 큼직한 집 수정이 2개, 지하수가 1개 있어 물도 풍부하고 밑으로 도랑을 타고 흐르면서 따듯해져 냉해의 염려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옥천=신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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