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터키 주둔 허용 가능성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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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터키 집권당인 정의발전당(AKP)의 레셉 타입 에르도간 당수가 지난 9일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승리, 이르면 12일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1일 터키 의회에서 부결된 미군 주둔 허용안이 조만간 재상정돼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보궐선거가 치러진 남부 시이르트의 누리 오쿠탄 주지사는 "잠정 집계 결과 에르도간 당수의 AKP가 총 투표수의 84.7%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에르도간 당수는 당선이 공식 확정되는 오는 12일 압둘라 굴 총리를 물러나게 하고 총리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의 당선으로 집권당 실력자와 총리가 달라서 생겼던 정부 내 혼선은 진정될 전망이다. AKP가 의회의 과반수(5백50석 중 3백62석)를 차지하는 데도 미군 주둔 허용안이 부결된 것은 정부 내 혼선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르도간 당수가 총리에 취임하면 미군 주둔 허용안을 의회에 재상정해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 일간지 후리예트는 "에르도간 당수는 각료 수를 24명에서 20명으로 줄여 미군의 터키 주둔에 반대했던 각료 4명을 퇴임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미군 주둔 허용안이 언제 의회에 재상정될지는 불투명하다. 터키 언론들은 "이르면 오는 13일 재상정될 것"이라고 전했으나, AKP 의원들은 "새 정부가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주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간 당수는 지난해 11월 총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었으나 1998년 종교 갈등을 부추긴 혐의로 5년간 공직 활동을 금지당해 총리직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의회는 총선 후 에르도간 당수가 선거에서 승리하면 총리직에 오를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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