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붙은 대표자 확인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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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공화당은 28일 현판식에 이어 29일엔 인주식을 했다. 박정희 총재는 28일 새 당사에 들러 간판을 걸고 길전식 사무총장 등 당 간부 안내로 5층 건물을 둘러보고 『겉보기 보다 내부가 알차게 되었다』면서 『당도 건물처럼 국민 깊숙이 들어가 서로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라』고 당부.
정일권 당의장 서리는 정구영 초대총재 김정렬, 전예용, 전 당의장 윤치영 상임고문과 나란히 입주 「테이프」를 끊었다.
행정부서 태완선 기획원, 민관식 문교, 이낙선 상공장관도 참석한 입주식은 연초 국회의 장기휴회 중 공화당 당원들이 작성해낸 연구과제 심사에서 인선한 우수상 3편, 우량상 6편에 대한 시상을 하고 「칵테일·파티」와 「대야망」이라는 영화를 봤다.
김종필 총리는 얼마 전 로마에서 열렸던 IPU총회에서 북한가입을 저지하는데 협조해준 칠레 상원의 루이스·보사이 당수(좌파급진당) 「라울·흘리에트」(외교분과위원장)의원 일행을 맞아 환담
김 총리는 정부는 친 북한 노선을 취하고 있는데도 의회대표단이 IPU에서 한국에 협조해준데 사의를 표하자 이들은 『「아옌데」 정권은 소수지배이며(의원의 70%가 야당) 한국과 같이 경제가 발전하는 나라를 도외시한 외교정책은 잘못』이라면서 『옛 정부로 돌아가면 한국과 기술 및 통상교류를 증진하고 싶다』고 했다.
중앙선관위의 당대표 변경 공고가 있은 다음날인 29일 안국동 신민당 중앙당은 새 당수파가 자리를 지켰다.
진산계인 유치송 사무차장은 중앙선관위가 보낸 대표의원 등록증을 받아와 보관하는 한편 진산계의 채규희 총무국장은 간사 등에게 『오늘 중 사무 인계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
반면 국회본관 3층의 신민당 대표위원실은 전 당수파가 그대로 차지해 아침부터 김홍일씨가 주재하는 반 진산 5인위가 열리고 있었고 진산계 의원들은 모른 채 지나치기만 했다.
국회가 내주는 제 1야당 당수차도 김홍일씨가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는데 김종인 국회총무국장은 『자동차 사용 문제는 우리가 상관하지 않겠다』고.
다만 원내총무 전용차는 사표를 낸 김재광 총무가 국회 사무처 차고로 돌려보내 새 임자를 기다리는 상태고-.
한편 선관위 소식이 전해진 28일 유진산씨는 『노령의 김홍일씨에게 명예롭게 후퇴하는 길을 열어드리고 싶다.』고 했다.
같은 시간 효창동에 모여 선관위 공고 이후의 대책을 협의하고 잇던 반 진산 측은 겉으론 대범한 표정을 지으며 관상얘기도 곁들여 김홍일씨는 양일동씨 더러 『귀가 커서 밥 굶는 일은 없겠다』고해서 웃기도 했다.
『상기자는 신민당 대표위원 직에 있음을 증명해주기 바랍니다.』
중앙선관위는 28일 김홍일 전 신민당 대표위원이 유진산씨를 상대로 법원에 낸 「당수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첨부하기 위해 낸 이색적인 증명현을 받고 실무진서 처리를 못해 전체회의에 외부, 논의한 뒤 『72년 9월26일자 신민당 대표자 변경 등록 신청서에 의해 28일자로 말소됐음을 확인함』이란 꼬리를 붙여 대표 증명을 발급했다.
선관위는 유청씨 명의의 대표등록 변경에 대한 이의 신청과 김 당수 개인계에 대해 변경등록 사실을 통고해주는 것으로 처리를 마무리 지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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