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TPP 빠지면 일본에 뒤처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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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이 TPP에서 빠질 경우 일본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물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일본 등 12개국이 논의 중인 TPP가 발효되면 해당국 간에는 관세가 면제된다. 또 TPP 발효와 동시에 일본산 원자재가 12개국에서 국내산과 동일하게 간주돼 일본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산업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공급망을 빼앗기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우리도 반드시 TPP 가입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 경제성장 정책의 핵심은 추가예산이나 양적완화가 아니라 TPP라는 것이다. 한 회장은 “일본이 소기업 영농에 자본을 투입해 대규모로 만들고 보조금 정책을 고치는 것 등은 모두 TPP를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TPP 가입으로 일본과의 제조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회장은 “우리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매기는 8% 관세를 언젠가는 철폐해야 하겠지만 관세 폐지 기간을 적절히 협상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일본 환율이 20% 가까이 절하된 데 비하면 관세 8%는 3분의 1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며 “일본과 경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세가 아니라 품질이나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높이고, 대비책을 세워야 하지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한국이 한 국가와 FTA를 맺든 5개국과 맺든 수입물량은 크게 변동이 없으니 우리가 아니라 FTA를 맺은 5개국이 점유율 확보를 놓고 고민할 문제라는 얘기다. TPP 가입 시기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 때문에 TPP 전체 일정이 늦어지기는 어렵겠지만 최종 타결 전 한국의 가입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협회는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6.4% 증가한 5980억 달러, 수입은 9.1% 증가한 565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까지 수출은 5620억 달러를 달성해 전년보다 2.6% 증가하고 수입은 5180억 달러로 0.3% 감소해 무역수지가 44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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