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방치…익사 위험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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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 원목조합(서울 동대문구 용두1동39의9) 하치장 안에 깊이 1.5m쯤 되는 웅덩이 2백여 평을 방치, 동네 꼬마들이 물에 뜬 원목을 타고 놀다 익사하는 사고가 일어나도 이를 메우거나 철조망을 쳐 꼬마들의 접근을 막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하오2시쯤 이 웅덩이에서 나무를 타고 놀던 이형옥씨(42·서울 성동구 마장2동231)의 2남 상재군(11·서울 동명 국민교 4년)이 실족, 익사했고 지난해 7월17일에도 이웃 웅덩이에서 물장난을 하던 김모군(12)이 익사했었다.
죽은 이군은 이날 방과후에 형 선재군(13·동명국교 6년) 등 동네 꼬마 4명과 함께 서울 원목조합 하치장 옆을 지나는 철둑을 넘어가 물에 둥둥 뜬 원목을 타고 놀다가 깊이 1.5m쯤 되는 물 속에 빠져 변을 당했다.
이군의 아버지 이씨는 죽은 아들의 장례를 치러달라고 조합 측에 요구했으나 조합 측은 대지소유자인 한신 부동산 측으로 책임을 미루는 등 서로 발뺌을 하고있다.
이 통에 이 군의 시체는 1주일이 지나도록 동부 시립병원 시체실에 누워있다.
이 일대의 부지 4만2천여 평은 원래 철도청 소유로 지난 48년부터 서울 원목조합이 원목 하치장으로 일부를 사용해오던 중 지난 69년10월 한신 부동산 회사가 국제 규모의 축구 경기장을 건설한다고 철도청으로부터 불하 받았다.
한신 부동산 측은 그 후 저지대를 매립, 택지를 조성하여 청량리 청과조합, 신탄조합, 일반 택지 등으로 일부를 분양했고 원목조합이 들어있는 6천7백여 평에 대서는 71년3월 명도 소송을 제기했으나 조합 측은 시실 투자액 3천2백여 만 원을 배상하라고 버티어 지금까지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고가 난 웅덩이는 한신 부동산 측이 저지대를 매립하다가 원목조합에서 쌓아놓은 원목 더미 때문에 공사를 중단하는 바람에 저지대에 빗물이 괴어 생긴 것.
두 회사 중 어느 쪽도 웅덩이 주위에 철조망을 치거나 위험 표지를 세우지 않고 경비원도 배치하지 않아 동네 꼬마들이 멋대로 출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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