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풍」의 주도…「장경국 십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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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부의 「스트롱맨」 장경국 장군이 행정 원장에 승격, 명실상부하게 대만의 실력자로 등장.
국제적으로 고립과 열세로 사면초가의 궁지에 몰린 자유중국을 어떻게 걸머지고 난관을 헤쳐나갈지 국내외의 주목을 끌고 있는데 장 원장은 취임 즉시 내정의 개혁에 역점을 두는 듯 공무원 정풍 쇄신 운동을 추상같이 벌여 모든 공무원은 전전긍긍, 몸조심에 당황하고 있다.
14세의 어린 시절부터 소련에 유학, 14년간 철저하고 열성적으로 공산주의를 배운 장 장군이 귀국한 것은 39년. 최초의 관직이 외교부 만주 특파원.
그후 상해 경제 관리 부독 도원을 역임.
49년 장 총통의 국부군이 모택동의 공산군에 패퇴, 대만으로 정부가 옮겨진 이래 국민당 대만성 당 부주임, 행정원 국방상, 부원장 등 요직을 거쳐 지난 5월26일 장 총통에 의해 행정 원장에 임명되었다.
원래 장 총통은 자신이 총통에 재임하는 한 아들인 장 장군을 행정 원장에 앉히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 정세 하에서는 장 장군 이외에는 누구도 적임자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행정 원장 취임과 동시 전격적으로 내세운 공무원 부정부패 추방 운동은 그의 성격의 일단을 잘 말해주는 조치로 일반 국민에게는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장 원장이 공포한 공무원 정화 운동 및 기강 확립 포고는 10개항으로 마치 「모세」의 십계명을 방불케 한다고 하여 「장경국 십계명」이라 불리고 있다.
그 포고 내용의 골자를 몇개 들어보면 시찰 등을 구실로 풍조처럼 되어버린 공무원 해외 유람 여행을 억제, 연회 등 향응 금지, 뇌물수수 엄단, 공금 착복 엄단 등 공무원 하는 재미에 찬물을 붓는 불호령으로 그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공무원들이 「패트런」이 되고 있는 「나이트·클럽」 「바」 「댄스·홀」 등 유흥업소를 적발, 손을 때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한 점이다.
현재 경찰은 정기적으로 유흥 업소를 순찰, 출입자의 신분을 일일이 파악하고 있는데 그간의 단속에 걸린 공무원은 2백여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
아들의 결혼식에 청첩장을 살포, 거창하게 식을 벌였던 한 정부 고관이 십계명 파계 죄로 즉각 해임된 것은 장 원장의 결의를 엿볼 수 있게 한 좋은 예.
흥미 있는 것은 공문의 표제가 『시민에게 봉사로 보답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중공의 「슬로건」인 『인민에게 봉사하라』라는 「모토」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

<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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