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어법으로 관심 끄는 미국의 흑인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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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독특한 문법과 어휘를 사용하는 흑인영어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 의해 무식한 사투리로 취급되었다. 3세기동안 무식한 사투리취급을 당한 이 흑인영어의 근원과 어법이 최근 학자들의 관심의 대장이 되고 있다. 학자들은 한때 이를 표준영어의 무식한 오용이거나 미국남부의 흑인노예들이 주인으로부터 배운 낡은 영국사투리의 찌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언어학자들은 이것이 노예생활의 시작과 함께 생겨난 사투리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 같은 이론은 얼마 전 『흑인영어』(「랜덤하우스」간·10달러) 라는 단행본으로 나왔다.
그 속에서 「푸에르토리코」대 언어학교수 「J·L·딜라드」는 노예 상인들이 노예끼리의 의사소통을 막아 폭동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혼합방언의 사용을 강제 당했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노예들은 주인의 편의대로 쓰는 엉터리 영어를 서로 가르치고 배웠다. 흑인영어는 나중에 표준영어로 된 「재즈」등 약간의 「아프리카」말도 포함하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 흑인영어가 서 「아프리카」식의 문법구조에 영어단어를 배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흑인영어는 현재와 과거의 구별이 없다.
그러나 계속행동과 순간행동은 구별할 필요가 있었다. 주인이 있을 때만 일하는 것과, 언제든지 일하는 행위를 구별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법이 다르고 인칭에 있어서 성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데모」때 쓰는 「플래카드」는 가끔 일반인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그런데 이를 자세히 조사하기 시작한 언어학자들은 순수한 흑인영어를 하는 사람이 또한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식하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표준영어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몇몇 학교에서는 흑인 어린이들에게 표준영어를 외국어를 가르치듯 교육시키고있다.
그러나 「딜라드」와 「워싱턴」교육연구소 「윌리엄·스튜어트」소장은 이들이 먼저 흑인영어를 배우고, 인쇄물과 일상언어가 일치하게 할때 표준영어를 배우기도 쉽다는 견해를 내세우고 있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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