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거번 전도에 암영 던진 이글튼 후보의 병력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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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맥거번」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토머스·이글튼」상원의원이 정신병 치료를 받은 병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고군분투하고 있는 「맥거번」의 앞길에 뜻하지 않은 먹구름을 던지고 있다.
발단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지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캐내어 『이처럼 정신적 안정감이 낮은 인물을 부통령으로 삼을 수 없다』면서 사퇴를 종용한데서 비롯했다.
이에 당사자인 「이글튼」후보는 60년, 64년, 66년 세 차례에 걸쳐 『신경과민과 피로』로 입원한바 있으며 두 번에 걸쳐 정신과 의사의 치료와 전기「쇼크」치료를 받은 일이 있다고 해명하면서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 걸로 생각하고 사전에 「맥거번」후보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진정제를 복용하고있지만 『부통령으로서 또 경우에 따라 백악관의 주인으로서 봉사할 자격은 완전히 갖추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정도의 정신병 병력은 『팔이나 다리 하나가 부러진 것과 별 다를 게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행여 「맥거번」지지표에 피해를 줄까봐 사퇴의사를 「맥거번」에게 직접 표명했다는 것.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맥거번」지지자들은 「맥거번」에게 찬반이 뒤섞인 전보를 보내고 있는데 그중 3분의2가 「이글튼」을 사퇴시키라는 내용. 「맥거번」자신은 계속 사태를 관망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파의 반응이다. 닉슨 대통령은 자기 선거막료들에게 직접지시를 내려 「이글튼」의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선거운동과정에서 거론하지 말라고 명령했는가 하면, 64년 대통령 출마시 자신도 이와 비슷한 비난을 받아본 「배리·골드워터」상원의원은 『「이글튼」씨가 보여준 용감한 경력』은 그가 부통령 감으로 문제없음을 보여주었다고 격려했다.
또 상원공화당 원내총무 「휴·스코트」의원은 『「이글튼」 의원, 선거운동에 정진하시오』라는 격려전문을 보냈다.
「맥거번」측에서는 정적들이 보내오는 격려사를 어떤 식으로 해석해야 좋을지 어리둥절한 지경.
정신병을 일반 질병과 동일시하는 경향이 한국보다는 널리 퍼져있는 미국이기는 하지만 부통령자리란 대통령의 궐석시 그 직무를 대행해야 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정신 불안정」의 낙인은 지지표를 모으는데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래서 공화당측 격려는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격』이 아니냐는 회의가 자연히 나오게된다.
따라서 「이글튼」이 계속 「러닝·메이트」위치를 고수할 경우 공화당으로서는 그야말로 불로소득을 얻게될지도 모른다.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맥거번」은 이제 정치인의 의리와 비리를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고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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