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동비용 줄여야 경쟁력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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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의 노동비용은 너무 높다. 생산을 지속하려면 노동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26일 르노삼성 기흥 연구소에서 만난 제롬 스톨(사진) 르노그룹 최고성과책임자(CPO)의 진단이다. 사업장 점검차 전날 방한한 그는 거듭 노동비용 절감을 통한 공장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스톨은 “지난 2년간 르노삼성이 임금협상과 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고정비용 절감 노력을 해 왔다”며 “덕분에 닛산 로그의 북미 수출 모델 수주가 가능했고, 내년부터는 미쓰비시의 대형 세단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초대 회장이기도 한 그는 파산 상태였던 르노삼성을 6년간 맡아 내수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렸다. 올 9월 르노그룹의 최고경영진 가운데 하나인 CPO로 취임했다.

 - 르노삼성이 나아졌나.

 “1년5개월 만의 방한이다.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좋아졌다. 당시 직원들은 수동적이고 자신감이 떨어져 생산과 판매 모두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나는 직원들에게 ‘깨어 나라(Wake up)’고 외치고 다녔다.”

 - 르노삼성이 수출만 할 뿐 내수에 대한 고려는 없다는 비판이 있다.

 “아니다. 연 생산량 30만 대의 부산공장은 르노닛산 연맹에서 주요 생산거점 중 하나다. 공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닛산과 미쓰비시의 차량 생산이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일 계기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내수점유율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르노삼성이 르노닛산그룹의 하청업체가 됐다는 지적에는 동의하나.

 “우리가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른 경쟁사와 효과적으로 경쟁하려면 가장 경쟁력 있는 공장에 생산물량을 할당하는 게 최선이다. 부산공장이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해 왔기 때문에 닛산이 로그 후속 모델의 생산을 결정한 것이다. 향후에도 지속 가능한 생산을 위해 부산공장의 노력이 필요하다.”

 - 어느 부분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나.

 “공장 평가기준에 품질, 노동비용, 공장 전체 효율 세 가지 항목이 있다. 몇 달 전 실행한 그룹 전체 평가에서 부산공장의 경쟁력 순위는 중간 정도로 높지 않은 편이다. 노동비용이 높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경쟁력을 잃으면 공장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 한국 내 비즈니스가 아니라 세계적 사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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