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차 보험료, 수입차 11.3%↑ 국산차 2.9%↓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내년부터 외제차 자기차량 담보 보험료(자차보험료)가 크게 오르고 국산차는 내려간다.

 보험개발원은 현재 21개로 나뉘어 있는 자차보험료 등급을 내년 1월부터 26개로 늘리고 보험료 할인·할증률도 150%에서 200%로 확대하는 내용의 ‘자동차보험 차량모델등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수리비가 비싼 외제차의 자차보험료가 너무 낮아 국산차를 타는 사람들의 상대적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새 등급이 적용되는 차종은 전체 301개 차종 중 단종된 지 10년이 지난 95개를 제외한 206개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존 1등급 위에 5개 등급을 신설해 비싼 차는 그만큼 보험료를 많이 내도록 했다. 제작사 단위로 분류하던 외제차 등급도 브랜드 단위로 바꾸고 등록대수가 1만 대 이상인 외제차는 별도로 등급을 매기기로 했다. 가격대가 다양해진 외제차 시장의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렉서스 ES와 BMW 미니 시리즈는 각각 도요타·BMW의 다른 차들과 별도로 등급을 받는다. 변경된 기준으로 도요타 캠리는 3등급인 반면 렉서스 ES시리즈는 5등급이다. BMW 미니시리즈는 7등급, 3시리즈는 6등급이 각각 적용된다.

 새 기준에 따라 자차보험료가 인상되는 차종은 66개, 인하되는 차종은 60개다. 국산차는 172개 차종 중 60개 차종이 인하되고 34개 차종은 인상된다. 반면 외산차는 34개 차종 중 2개를 제외한 32개가 모두 인상된다. 보험개발원은 변경된 등급요율을 적용할 경우 외제차의 자차보험료가 평균 94만2000원에서 104만9000원으로 10만7000원(11.3%)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산차의 자차보험료는 평균 23만9000원에서 23만2000원으로 7000원(2.9%) 낮아진다. 보험개발원은 “평균 인상·인하 수치는 보험사 참고용으로 만든 등급별 적용률을 기준으로 계산한 평균값이라 개별 소비자가 받게 되는 할인·할증폭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종별로는 외제차 브랜드 중 크라이슬러·포드·인피니티·푸조·폴크스바겐 티구안·볼보 등이 기존 6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자차보험료가 오른다. 국산차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싼타페(DM), 한국GM의 올란도 등급 폭인상이 각각 8등급, 7등급으로 가장 크다. 소형차 중에서는 K3와 벨로스터가 각각 4등급·3등급씩 인상됐다. 반면 기아자동차의 뉴프라이드, 르노삼성의 SM7은 3등급이 내려가면서 자차보험료가 싸질 수 있다.

 김성호 보험개발원 자동차보험서비스실장은 “그간 차량들 간 위험수준 차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같은 1등급을 받아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보험 가입자 간 형평성이 한층 높아지고 나아가 차량 제작사의 부품가격 인하와 수리비 절감 노력도 이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자차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약 56%에 달한다. 전체 자동차 보험료 가운데 자차보험료의 비중은 24% 정도다.

이지상 기자

차량모델등급제도

자가용 승용차의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대해 차량모델별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제도다. 2007년 4월부터 시행 됐으며, 손해보험사의 최근 손해실적을 기초로 차종별 등급이 상대적으로 매겨진다. 등급 책정 기준은 사고발생 시 차량의 파손 범위나 부품가격을 측정하는 ‘손상성’과 사고부품 분해 및 교체 가능 여부를 보는 ‘수리성’으로 나뉜다. 적용 대상 중 다마스와 같은 ‘다인승1종’ 차량은 최근 유효대수의 감소추세를 반영해 이번부터 등급 적용에서 제외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