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클릭] 동별 전셋값 1위는 역삼동, 아파트로는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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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전셋값 지도가 바뀌고 있다. 강남 전셋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이 과거 대치동·압구정동에서 역삼동·반포동 등으로 이동한 것이다.

 江南通新이 국민은행과 함께 분석한 결과 11월 15일 현재 ㎡당 전세가가 가장 비싼 동은 강남구 역삼동(514만원)이었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은 467만원으로, 강남구 내에서 4위에 그쳤다. 또 가구당 전셋값이 가장 비싼 동은 서초구 반포동(㎡당 411만원)이었다.

 그러나 불과 9년 전인 2004년엔 전혀 달랐다. 2004년 8월 역삼동 개나리 5차 아파트 112.39㎡(34평) 전셋값은 1억8500만원이었지만 비슷한 크기의 대치동 미도아파트는 2억4500만원이었다.

 전셋값의 상승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2004년 말에서 2005년 말까지 미도아파트 전셋값이 16.5%(2억6500만원→3억500만원) 뛰는 동안 개나리아파트는 딱 5%(1억950만원→2억500만원)만 올랐다. 그러나 올 6월에서 11월까지 미도아파트 전셋값이 4억9500만원에서 5억2000만원으로 2500만원(5%) 오르는 사이 역삼동 개나리를 재건축한 비슷한 크기의 역삼동 개나리 래미안아파트(109.09㎡·33평)는 6억2500만원에서 7억원으로 7500만원(12%)이나 껑충 뛰었다.

 이유가 뭘까. 많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교육시장의 변화를 꼽는다. 김찬경 잠실1번지 공인중개소 대표는 “과거에는 학군 따라 전셋값이 올라간다고 했지만 이제는 외고·자사고·민족사관고 등이 생겨나면서 8학군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역삼동이나 방배동·반포동 전셋값이 뛴 이유는 또 뭘까.

 교육환경에 따른 가치가 하락하는 대신 새 아파트 선호 추세가 자리를 잡았다. 학군 좋은 낡은 아파트보다 과거 기준으로 학군은 별로여도 재건축한 새 아파트에 전세 들어가기를 희망한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15.7㎡(35평) 전세가가 올 6월 4억5000만원에서 11월 현재 4억7500만원으로 2500만원 오를 때 방배동 아이파크(2006년 입주) 112.39㎡(34평) 전세가는 같은 기간 4억3500만원에서 5억원으로 6500만원 치솟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오래된 아파트는 공간 배치나 열효율 등이 떨어진다”며 “동네와 아파트 중에서 선택해야 할 때 보통 동네보다 아파트 상태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전세 얘기다. 압구정 현대나 대치동 은마 등의 매매가는 여전히 높다. 이 때문에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다. 예컨대 송파구 잠실동 엘스(2008년 입주) 109.09㎡(33평)의 매매가는 8억8000만원, 전세가는 6억5000만원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는 73.8%에 달한다. 반면 압구정 현대 115.7㎡(35평)는 전세가 4억7500만원에 매매가 12억5500만원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는 37.8%에 불과하다. 서울시 평균 58.3%보다 20%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유성운·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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