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서 추방당한 「요제프·브로드스키」|"괴로움보다 나의 인내력 테스트로 생각"|미 「미시건」대 상주 시인으로…신비스런 마력지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주 「오스트리아」「빈」공항에 착륙한 「모스크바」발 여객기 승객 가운데는 소련정부로부터 강제 축출된 소련의 청년시인 「요제프·브로드스키」(32)가 끼여있어 주목을 끌었다.
소련의 가장 유망한 청년 시인이었던 「브로드스키」가 추방된 것은 그가 비록 유대계이기는 하지만 반정부적 시인도 아니었으며 정치적인 시인도 아니었기 때문에 서방세계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고 있다.
「브로드스키」의 말을 빌면 구가 축출된 것은 단순히 유대인 논쟁 때문이었다지만 설혹 그가 비정치적 시인이었다 해도 소련정부의 입장으로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였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
64년 「브로드스키」가 불과 24세 때 그는 「레닌그라드」에서 벌어진 어느 조작재판의 제물이 된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정직한 작품」을 쓰지 않고 횡설수설의 작품을 발표했다는 죄목으로 기소됐는데 신문들은 그가 비행기를 훔쳐 국외로 도피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공격, 그를 불리하게 했다. 그 결과 「브로드스키」는 「시베리아」에서 5년간 중 노동형를 받아 복역중 18개월만에 석방됐었다. 몇 달 전 「브로드스키」는 소련 비밀경찰로부터 소환을 당해 사태가 악학되기 전에 소련을 떠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이러한 명령에 따라 그는 늙은 부모와 어린 아들을 부인에게 맡기고 소련을 떠나지 않으면 안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65년에 쓴 그의 시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참으로 당신은 당신을 얽매고 있는 사슬밖엔 아무 것도 잃을 것이 없네」라고 말한 예언자여, 안녕히. 진실 속에는 당신의 의식만이 존재할 뿐, 그밖엔 아무 것도 없네.> 66년 사망한 소련시인 「아나·아크마토바」가 표현했듯 「브로드스키」의 시 세계는 신비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여 서방세계에서도 꽤 높이 평가되고 있다.
「브로드스키」는 오는 가을부터 미국 「미시건」대학교 상주시인으로 결정되었다.
최근 「빈」의 어느 「카페」에 모습을 나타낸 「브로드스키」는 「코카·콜라」를 마시면서 명랑하게 웃으며 익살을 떨었다. 『나는 「레퓨지」(Refugee=망명자)도 아니며 「레퓨주」(Refu-Jew=망명 유대인)도 아닙니다. 나는 나에게 생긴 일에 대해 괴로운 생각도 없으며 분한 생각도 없어요. 다만 참는 능력에 대한 「테스트」정도로 생각하고 있지요.』<타임지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