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사장 집에 2인조「카빈」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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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전】14일 상오 2시30분쯤 대전시 선화동 413의 4 육용수씨 (42·대전 명지극장 대표)집에 개머리판 없는 카빈과 카빈 대검을 든 20대 복면 괴한 2명이 들어와 잠자던 육씨와 육씨 부인 정문순씨 (41)를 위협, 현금 3만5천원과 1만원짜리 자기앞수표 2장 등을 빼앗아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1백여명과 2시간30분 가량 대치하다 「카빈」을 든 범인은 자기 목에 총 1발을 쏘아 자살하고 나머지 1명도 경찰이 휘두른 권총 자루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지다 죽었다.
이날 범인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대전 경찰서 서용두 경장 (44)에게 「카빈」 2발을 쏘아 배에 관통상을 입히고 옥상에서 대치했다.
범인들은 이날 육씨 집 대문을 기어올라 차고의 지붕을 타고 2층 「베란다」로 올라가 응접실을 거쳐 응접실 옆방에서 잠자던 육씨의 장녀 홍명양 (15·대전여고 1년)을 깨워 앞세우고 안방으로 들어가 정 여인의 가슴에 총을 들이대고 『있는 돈을 모두 내놔라』고 위협, 육씨가 벽에 걸린 자기 웃저고리에서 현금 3만5천원을 내주자 『이렇게 하기냐. 다 죽이고 만다』고 돈을 내던지며 더 요구했다.
범인이 쉽게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자 육씨는 장롱서랍과 「핸드백」 속을 뒤져 l만원짜리 수표 2장을 내주며 『10만원짜리다』고 주었더니 『수표는 곤란하다』면서 머뭇거렸다. 안방에서 이 같은 승강이를 벌이고 있는 새 식모 임모양 (18)이 이웃 최명순씨 (52) 집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려 경찰에 신고된 것이 상오 4시쯤. 방범 대원 1명과 함께 현장에 도착한 서 경장이 대문 밖에서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 당황한 범인들은 『경찰이 왔다』면서 정 여인을 앞세우고 나오다 서 경장과 맞부딪쳤다.
범인들의 감시 아래 방에서 나온 정 여인이 대문을 여는 순간 서 경장과 방범대원 박씨가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범인의 「카빈」을 본 서 경장이 뒷걸음질쳐 안방 쪽으로 가다 넘어지자 칼 든 범인이 덮치려는 순간 서 경장이 권총 자루로 머리 왼쪽 부분을 힘껏 내리쳐 범인의 머리가 으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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