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엎은 일본의 대학참여 18회 아시아 영화제-17일 서울개막 앞서 그 성격을 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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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부터 비 경쟁성 견본 시로 성격을 바꾸게된 제18회 아시아 영화제 및 제 1회 아시아 영화 견본시가 예정대로 17일∼23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11개 회원국 중 월남·태국이 불참, 나머지 9개국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릴 이번 아시아 영화제는 대표단 총수 1백36명, 출품 영화가 63편(극영화50·비극영화13)에 달해 당초 예상보다 다소 큰 규모로 열리게 되었다.
특히 냉담하리라고 예상했던 일본이 총 출품작의 3분의1에 해당되는 20편(극14·비극6)을 출품하여 의외라는 느낌까지 주고 있는데 일본의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견해를 나타내고 있으나 아시아 영화제의 성공적인 끝맺음을 위해서는 우선 바람직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영화제의 특징을 말한다면 비 경쟁성 영화제인데도 19개의 각종 상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과 출품작 가운데 극영화 25편이 일반공개 된다는 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 영화제를 존폐위기에 까지 몰아 넣었던 것이 이 시상제의 모순성에 있었고 보면 주최측이 마련한 19개 부분의 시상은 다소 납득이 가지 않는 점도 없지 않으나 영화제의 본질적인 성격상 질을 전혀 도의시 할 수 없다는데 주최측의 고충이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비록 친선을 목적으로 한 상이라고는 하나 최소한의 잡음까지도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한편 영화제 출품작 중 일반 공개되는 25편 가운데 12편이 일본영화라는 점은 영화계뿐만 아니라 일반에게도 큰 문젯점으로 클로스업이 되고 있다. 일본 영화제의 국내 상영은 ①일본과 제3국의 합작영화 ②방화에 일본배우출연 ③한일합작영화제작 ④일본 영화 수입 등 4단계 조치로 조만간 실시될 전망은 보이고 있지만 비록 반공연맹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의명분이 서 있다해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일본 영화를 일반 공개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는 것이다. 문제는 일본 영화가 그러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국내 상영된다는 그 사실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측의 수용태도에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금년부터 성격을 바꾼 아시아 영화제의 한국 개최 목표가 『한국영화 예술의 해외진출을 추진하여 국제 문화 교류를 돈독히 하고 국위를 선양하는데 있느니 만큼 관계자의 정확한 판단에 의해 피차 동등한 입장에서의 교화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번 『소장수』『화분』『무녀도』『목소리』『별이 빛나는 밤에』 등 극 영화5편과 문학영화 2편을 출품하여 숫적으로 일본에 크게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 숫적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질적으로 일본영화에 얼마나 육박할 수 있느냐는 점도 문젯점으로 남아있다.
특히 일본은 장년 6월 대북에서 열린 아시아 영화제에 필리핀 등과 함께 고의로 불참하면서까지 아시아 영화제의 무용론을 내세운 나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영화제를 계기로 보다 폭 넓은 일본 영협의 아시아 시장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속셈이 더욱 뚜렷해 셈 이다.
여하튼 주최측인 한국 영화제작자 협회로서는 그동안 품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아시아 영화제의 새로운 성격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명제 외에 이번 영화제를 효과 적절히 운용함으로써 우리 영화의 질적 수준 향상은 몰론 해외 진출을 위한 굳건한 터전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명제를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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