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회원 20만명·도장 250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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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월남전의 월남화 촉진과 함께 이 나라에 보급된 우리 나라 태권도도 월남화해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볼 때 월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태권도시장, 전국에 걸쳐 20만을 상회하는 회원이 있다.
이렇듯 많은 회원을 지닌 월남이 태권도의 월남화를 촉진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하지만 가장 큰 해외시장이 독립을 꾀한다는 점에서 우리 태권도계의 반응은 심각하다.
태권도의 월남화는 단증수여가 결정적인 고비.
4년전에 결성된 월남태권도협의는 금년 초부터 주월사태권도 교관단에서 관할해오던 단증수여권을 이양해 달라고 주장, 교관단 역시 귀국을 전후하여 단증수여권을 넘겨줄 계획을 세워 태권도 월남화는 마지막 단계인 것이다.
월남에 단증수여권이 이양되는 경우 우리 나라로서 우려되는 것은 단증의 남발, 또는 형의 독자적인 개발 등으로 집약될 수 있겠다.
물론 월남으로서도 단증을 독자적으로 발급할 수 있는 실력은 되어 있다.
그러나 단지 협회자체의 행정력과 각 도시에 산재해 있는 도장의 이상 비대가 앞으로의 문제점.
바꾸어 말해 의장이 이끄는 협회에 비해 「사이공」도장·「붕타우」도장 등 몇몇 도장은 회원만도 2천명으로 성장, 오히려 협회의 행정력을 능가하고 있어 협회와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그 동안 이 곳의 태권도보급은 실로 눈부신 것이었다.
62년 태권도교관단이 파월된 후 불과 10년이 지난 현재 태권도는 월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성장되었다.
이와 같은 급성장에는 태권도의 재빠른 동작과 호쾌한 기술이 이 곳 국민들에게 영합된 탓도 있겠으나 그 동안 이 곳에서 활약한 태권도 교관들의 노고도 높게 평가되어야만 하겠다.
현재 회원 20만명에 2백5개의 도장을 보유하고있는 월남은 유단자만도 3단 23명 등 모두 2천여명.
이들 유단자와 회원의 규모를 근거로 단증수여권의 이양을 주장하는 것으로 이양을 앞둔 우리 태권도교관단은 귀국할때까지 협회자체의 육성과 단증발급의 확고부동한 규제를 꾀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이곳 각 도장의 형이 약간씩 다르다는 것이다. 앞으로 이대로 방치해 두면 태권도 자체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어 형의 통일은 매우 시급하다.
이와 같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월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선 태권도의 기술개발이 현안 문제인 것이다.
지난번 주월군사령관기 쟁탈대회에서 나타난 월남인들의 태권도 수준은 국내의 수준과 거의 비슷한 것이었으며 이혁·최원백·고병회·조창민 등 어린이들의 시범도 국내에서는 매우 우수한 것이지만 월남인들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인 것은 아니었다.
월남인들도 그만큼 많은 기술을 습득했고, 많은 시범을 보아왔기 때문에 『월남은 이미 보급 단계가 아닌 태권도의 정착 단계』라고 김승규교관단장은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기술과 호구, 구리고 경기규정 등이 과학적으로 새로 개발되어야만 월남에서 한국태권도의 영향력이 존속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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