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 억지 선전 「스웨덴」서 눈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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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스웨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일간지의 하나인「엑스프레센」지(발행 붓수 60 만)의 국제문제담당 논설위원인「토마스·하마베르히」씨가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초청으로 지난 23일 내한, 8일간 한국 언론계와 남북한 적십자회담 등 관심사를 돌아보고 31일 아침 귀국했다.
다음은 최근 정부가 벌이고 있는 대 중립국 외교노력과 북괴의 미소공세 등과 관련, 「스웨덴」에서의 북괴선전 공세 등에 관해 「하마베르히」씨와 나눈 일문일답.
문=북괴가 70년 6월「스톡홀름」에 설치한 공보관의 활동현황은?
답=공보관 개설당시 그들의 인원은 10여 명 안팎이었으나 현재는 20여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스웨덴」의 여러 신문에 5, 6「페이지」의 전면 정치선전광고를 간단없이 게재하고 있다. 대부분 김일성의 연설문으로 일관된다.
물론 북괴가 여태까지 밀폐된 정권이었기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선전내용이「스웨덴」인으로서는 익숙지 않은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문구인 까닭에 얼마나 읽힐지는 회의적이라 생각된다.
문=그들의 구체적인 선전수법은?
답=선전「팸플리트」등 선전자료의 대량살포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 가운데에는 「스웨덴」정부가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한국고아를 돌봐 주려 하는 생각마저도,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형식으로 시비를 거는 내용도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짓이라고 생각된다.
문=미「워싱턴·포스트」지 기자가 최근 보도한 바 있는 북괴의 대미 미소공세와 관련, 「스웨덴」의 북괴공보관이 어떤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답=그 같은 움직임은 아직 볼 수 없었다. 종전과 같은 예의 선전공작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선전자금을 뿌리고 있는 것이다.
문=「스웨덴」의 다수당인 사회민주당 등 일부 정당에서 북괴 승인을 거론하고 있다는데 「스웨덴」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답=대답에 앞서 전제할 말이 있다. 즉「스웨덴」은 중립국으로서 모든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태도는 북괴의 정책에 동조한다던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님을 밝혀 두고 싶다. 남북한적십자회담 등에서 나타나는 북괴의 진정한 평화의도에 따라 승인의 시기도 결정될 것이다.
문=당신들은 이 회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답=한국 민의 장래에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이니셔티브」를 잡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근래 해빙「무드」에 따라 고립이란 자기 함정에 빠졌던 북괴가 이로부터 빠져 나오려고 이 회담에 다만 호응「제스처」에 불과한 태도를 갖고 있더라도 회담개최의 가치는 크다.
「브란트」서독수상이 동서 해빙에 성공한 것도 모험과 실패 가능성을 각오하고 일단 추진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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