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독서 습관화를 목표로|유네스코 한국위 「세계도서의 해」기념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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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독서의 해」 한국특별위원회는 13일 상오11시 신문회관 강당에서 「세계도서의 해」기념식을 갖고 이 해를 「국가도서의 해」로 선언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유네스코」한위 위원장인 민관식 문교부장관은 「국가도서의 해」의 선언문을 통해 전 국민의 독서습관화가 당면한 최대 과제라고 강조하고 ①도서헌장의 정신을 존중하여 도서의 중요성을 철저히 모든 국민에게 인식시키도록 한다 ②정부당국이 도서출판 및 도서관 발전정책을 국가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서 강력히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③국민의 독서생활화를 위하여 바람직한 교육 및 문화정책의 시행을 촉구한다 등 3개항을 선언했다.
이로써 1972년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도서의 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나라가 제정한 도서의 해가 되는 셈이다. 현대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도서의 역할이 범세계적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세계도서의 해」목적사업을 국내에서 보다 더 효율적으로 벌이기 위해 「국가도서의 해」로 선언한 것이다.
「세계도서의 해」 특별위·출판문화협회·도서관협회·잡지협회·국민독서연맹 등 도서출판과 독서운동관기단체들은 한 해 동안 『책은 만인의 것』이란 「슬로건」아래 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독서를 생활화하며 도서출판과 도서관 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 등을 벌인다.
도서의 역할을 주제로 한 「세미나」·강연회 등과 전국순회도서전시회와 해외 도서전시회참가, 「선물은 책으로」운동 등이 전개되고 또 『책은 만인의 것』이란 「세계도서의 해」 「슬로건」을 박대통령의 휘호로 72년 한 해 동안 나올 모든 책에 실을 계획이다.
「세계도서의 해」는 「유네스코」의 70년 제16차 총회에서 선포되었으며 「유네스코」사무총장 「르네·마유」씨는 특별 「메시지」에서 『도서는 인간이 만들어 낸 통화수단 중 가장신뢰 할 만 하고 편리한방법인 것이며 인간의 정신은 책을 방편으로 함으로써 비로소 시간과 공간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도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인구의 대다수는 도서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도서가 생활화된 선진국에서는 양질의 도서가 다량으로 출판·공급되고 있지만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은 아직 도서기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 있어서도 도서의 개발문제는 시급한 것이며 이 「세계도서의 해」를 계기로 출판문화의 발전과 본격적 국민독서운동이 일어나야 함은 물론이며 정부당국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국가도서의 해」선언에 있어서도 민 문교부장관이 정부대표자격이 아니라 「유네스코」 한위 위원장의 자격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남는다.
이 선언문은 도서출판·교육문화정책 등의 시행을 정부 당국에 촉구하는 정도에 그쳤을 뿐이며 정부에 의한 시행의 약속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다. 모처럼의 「세계도서의 해」와 또 「국가도서의 해」선언이 행사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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