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2, 서울대 입시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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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대가 공개한 2015학년도 입학전형은 문·이과 교차 지원 확대 외에도 수시·정시모집 전반에 큰 변화를 담고 있다.

 우선 정시모집에선 논술·구술면접을 폐지하고 수능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대는 현 고3 수험생이 보는 2014학년도 정시에선 수능 점수로 2배수를 선발한 뒤 수능 60%, 논술·구술면접 30%, 학생부 1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인문계는 논술고사, 자연계는 구술면접을 본다. 그러나 2015학년도 입시부터는 수능만으로 뽑는다. 학생부 성적은 동점자 처리 기준으로만 활용하고 학내외 징계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있을 경우 감점한다. 사실상 수능 100% 전형이 되는 셈이다.

 정시모집 비율은 조금 늘어난다. 서울대는 2010년 오연천 총장 취임 이후 60% 정도였던 수시모집 비율을 80% 이상으로 확대해왔다. 올해 신입생의 경우 20.1%(629명)만 정시를 통해 뽑혔다. 2015학년에는 이 비율이 24.6%(771명)로 다소 늘어난다. 박재현 입학본부장은 “수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다양한 전형으로 학생을 뽑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시모집군은 기존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 서울대는 “정시가 수능 중심으로 단순화되면서 굳이 전형을 늦게 시작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2015학년도 정시 가군 전형 기간은 2015년 1월 2~11일까지 열흘간이다. 서울대가 가군으로 이동하면 올해 나군(전형 기간 2014년 1월 14~24일)에 있을 때보다 전형을 열흘 이상 빨리 시작할 수 있다. 서울대는 1월 둘째 주엔 합격자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2월 1일)보다 한 달 가까이 빨라지는 셈이다. 서울대는 이 기간에 입학 전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교차 지원이 확대되면서 수학이나 과학 등을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한 학생들이 이공계열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범대는 광역 단위 모집을 없애고 학과별로만 선발하도록 했다.

 수시모집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달라진다. 서울대 수시는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일반전형과 학교장이 2명씩 추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 농어촌·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기회균형선발전형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지역균형선발은 최저학력기준이 기존 4개 영역(국어·수학·영어·탐구) 중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된다. 기회균형선발은 기존의 최저학력기준(2개 영역 2등급 이내)을 없애고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한다. 수능 성적을 전혀 보지 않겠다는 뜻이다. 박 본부장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이 최저학력기준 때문에 떨어질 경우 전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수시 일반전형에서 모집 단위별로 달랐던 구술면접 방식을 통일하고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별로 공동 문항을 내기로 했다. 입학본부 김경범 교수는 “단과대, 학과별로 출제하다 보니 문제 유형·답변 준비 시간·면접 시간이 모두 제각각이어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컸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공동 문항을 쓰지 않는 모집 단위들은 교과와 관련된 문제풀이형 문항은 내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입시안을 두고 교육계에선 “서울대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시는 수능 중심, 수시는 학생부 중심”을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입 간소화’ 공약을 지키면서도 정시에서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나 자 사 고의 우수 학생들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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