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2개월 후 일본행 … 지금까지 지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1면

서울 출신으로 후쿠시마대학 경제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이며 기업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드라마가 계기가 돼 일본에 흥미를 갖게 됐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던 중 2007년에 일본에 와서 1년간 생활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09년에 다시 일본에 와서 도쿄의 어학학교를 다닌 후 이듬해 3월에 대학 진학을 위해 후쿠시마에 왔다.

 후쿠시마는 시골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골에서 지내본 적이 없어서 여러 가지를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복숭아과수원 체험을 해보았다. 야마가타현(山形<770C>) 요네자와시(米<6CA2>市) 출신의 친구가 데려가 우에스기 눈 등롱 마츠리(上杉雪?籠まつり)를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많은 눈을 보기는 처음이었다. 재미있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후쿠시마에 있었다. 항상 지진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방재세트는 준비해두고 있었지만, 지진 발생 당시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원자력발전소 문제도 있어서 한번 한국으로 귀국했다가 지진 발생 2개월 후인 5월 직접 확인하고 정말 상황이 안 좋으면 포기하려고 생각하고 다시 후쿠시마에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내고 있다.

 후쿠시마를 비롯해 도호쿠 지방은 자연도 아주 좋지만, 특히 사람들이 상냥하고 친절하다. 일전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귀가 중에 비가 많이 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우산을 빌려주고 전화번호도 알려주면서 집에 놀러오라고까지 했다. 한국에서 놀러 온 친구들이 ‘정말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고 있구나’라고 할 정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