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없는 날」맞은 부산광복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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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9일 낮 12시가 되자 부산의 번화가 광복동거리가 갑자기 숨을 죽인 듯 조용해졌다. 하루3만여 대의 차량홍수로 북적대던 거리가 자동차의「콜랙슨」소리도 바퀴 구르는 소리도 그리고 차량이 달릴 때에 나는 소음이나 매연, 먼지가 없는 사람들만의 거리가 된 것이다.
이 거리는 이날 낮 12시부터 밤12시까지 12시간동안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실시하는「차 없는 날」의「차 없는 거리」에 해당된 것.
이날 너비15m 길이 8백50m의 광복동 거리에는「가정의 날」이자「차 없는 날」을 맞아 가족들의 손을 잡고「쇼핑」나온 시민들도 한결같이 기쁨을 나타냈고 2천여 점포에서는 저마다 다투어 특별할인과 정찰제 판매로 손님을 끌고 있었으며 요식 업소들은 이날하루동안 음식값을 30%「디스카운트」해주었다.
「차 없는 날」을 처음으로 구상, 광복동에 이를 실시하기로 계획을 세웠던 부산중부경찰서장 정시환 총경은 2백여 경찰병력을 지휘, 광복동입구, 부산은행 앞, 부산 전신전화국 앞, 부산회관 앞 등 4군데에 각각 경찰관 3명,「사이카」2대를 배치하고 차단기1개, 안전표지판 2개씩을 각각 세워 광복동으로 들어가는 차량을 막았으며 많은 운전사들은 미리 이 사실을 알고 돌아가기도 했다.
중부경찰서는 또 부산시 등의 협조를 얻어「차 없는 날」을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교통사고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플래카드」·안내판·현수막 등을 만들어 거리에 내붙였고 계몽전단5만장을 뿌렸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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