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걱정 앞서는 「귀향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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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7일부터 원외활동에 들어가기로 결의된 뒤인 26일 국회본회의장엔 신민당의원의 출석율도 낮고 장경순 부의장에게 항의하는 일도 없어 조용히 사실상의 폐회인 유회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22일 이래 신민당 의원만 출석하고 장 부의장은 10시10분서 10시30분사이 본회의 유회를 선포하던 일도 26일로 막이 내려 국회 앞엔 『오늘 본회의는 유회됐습니다』는 팻말이 붙게된 것.
회의장에 나온 신민당 의원들은 저마다 『귀향보고는 해야겠지만 비용이 문제』라며 걱정들을 했고 공화당 총무단은 다른 곳에 모여 『신민당이 원외활동을 한다는데 어떤 규모로 하는거냐』고 염려스런 궁금증을 털어놓았고….
야당의 단독국회라 해서 모든 회의가 공전하는 가운데 외무위만은 대일외교문제 때문에 회의가 성립됐다.
외무위소집을 요구한 야당의원 7명은 25일 낮 전원출석해서 자리를 지키던 중 이동원 외무위원장이 나와 15명의 위원 중 과반수인 8명 출석으로 성원이 됐다.
이 위원장은 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공화당 방침에 따라 야당의 양해를 구해 유회 시키려 했으나 『그래서는 안된다』는 김홍일 유진산씨 등 야당원로들의 말을 거절 못해 손바닥으로 개회를 선포하고 『가까운 시일 안에 외무위를 열 것』을 약속하고 폐회를 선포한 것.
『가까운 시일이 아니라 내일 당장 회의를 열게 하라』는 야당의 간곡한 당부를 듣고 회의실을 나온 이 위원장은 당사로 가 백남억 당의장, 길전식 사무총장, 이병희 무임소장관과 협의를 가진 뒤 야당원로들의 말을 들어주기로 해서 26일 회의를 소집했다.
신민당의 젊은 당원들로 구성된 청풍회가 당풍쇄신을 내걸고 보위법 파동 때의 소속 의원들 공과를 저울질하는 심사를 한다해서 말썽.
이들은 공이 큰 의원으로 ①부상자 다섯 사람 ②끈질기게 자리를 지킨 두 사람 ③저지투쟁이 실패한 뒤 의원직 사퇴서를 낸 세 사람에겐 감사장을 준다는 것이고 며칠 새에 자세가 성실치 못한 의원을 골라 그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이런 계획에 대해 당간부들은 『5·16전에는 젊은 당원을 비롯해서 원외가 원내를 단결해서 돕고 권위도 인정했는데 요즘은 여당이 만든 세태에 야당도 말려 원내를 질시하고 불신하는 개탄할 경향이 생겨났다』고 했고 정무회의 의장단은 이런 계획을 취소하게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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